전 세계 500대 펀드의 자산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펀드 리서치 회사인 ‘윌리스 타워스 왓슨’과 ‘펜션 앤드 인베스트먼트’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500대 펀드의 총자산은 지난해 1조4000억달러가 줄어든 76조7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총자산의 감소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계 펀드들이 운용하는 총자산은 지난해 1.1% 줄어든 44조달러였고 유럽계 펀드들의 총자산은 3.3% 감소한 25조1000억달러로 나타났다. 유럽 펀드들의 자산 감소가 상대적으로 컸던 셈이다.
다만 블랙록을 포함한 20개 상위권 펀드의 총자산은 32조5000억달러로 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 때문에 이들이 500대 펀드의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1.6%에서 41.9%로 높아졌다.
500대 펀드들의 자산이 줄어든 것은 대형 고객들인 산유국 국부펀드들이 465억달러를 빼내 가는 등 자금 유출이 지속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의 자금 유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훨씬 큰 규모다.
조사를 담당한 윌리스 타워스 왓슨의 한 관계자는 경제 부진이 투자 성과에 충격을 가한 한편으로 연기금, 국부펀드와 같은 자산 소유주들이 사업 모델을 재검토, 내부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 3위의 연기금인 캘리포니아 교직원 퇴직연금(CalSTRS·캘스터스)이 지난주 외부펀드에 위탁했던 200억달러의 자산을 회수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이 대형 고객들의 이탈을 말해주는 단적인 사례다.
캘스터스 관계자는 외부펀드에 의한 자산운용 수준을 40%까지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펀드에 수수료로 10달러를 준다고 친다면 내부 운용에는 1달러면 된다”고 지적하면서 “엄청난 차이”라고 말했다.
윌리스 타워스 왓슨은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펀드들의 매출에 압박을 가하고 이들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