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부터 대림산업이 착공 10년동안 수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경기도 연천군 한탄강댐 건설공사가 이달 25일 홍수조절용 댐으로 완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중이다. 안윤수기자 ays77@ |
어디선가 흘러온 비닐조각들이 파주 등 임진강 유역에 뿌리내린 나무의 허리를 휘감았다.
바람결에 펄럭이며 서로를 껴안은 듯 보이지만, 수마가 할퀴고 간 아픈 기억만이 남은 상태다.
1996년 철원군과 경기북부지역에 몰아닥친 수마는 그렇게 주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남겼다.
수마의 손길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1998년과 1999년 연이어 집중호우가 이어졌고, 128명의 인명피해와 1조원에 달하는 재산피해를 낳았다.
이재민은 3만여명을 웃돌았다.
정부는 긴급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그렇게 대통령 비서실 산하 수해방지대책기획단이 구성됐고, 임진강 유역 수해방지 종합대책을 마련하며 한탄강댐 건설 논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한탄강(漢灘江)의 ‘한탄(恨歎)’과 고문리(古文里)의 ‘고문(考問)’ 때문일까.
한탄강댐 본댐 및 부대시설공사 실시설계 적격자를 결정한 2002년 11월 이후 환경파괴 논란과 댐 건설에 반대하는 강원도 철원 주민들의 소송 등으로 공사는 재검토, 중단, 재개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그렇게 2007년에서야 공사가 시작됐고, 착공 후 10년 만인 오는 25일 수마의 손길을 뿌리칠 한탄강댐이 준공된다.
한탄강댐 전경 |
2007년 2월 안전기원제 이후 본격 추진
한탄강댐 건설 공사는 2007년 2월28일 안전기원제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당시 국토교통부(당시 국토해양부), 한국수자원공사, 대림산업 관계자들은 이날 새벽 한탄강 홍수조절댐 좌안지역인 경기도 포천시 군부대에 모였다.
댐 건설의 무재해 준공을 기원하는 자리였다.
2006년 12월 한탄강홍수조절댐 기본계획고시에 이은 실시계획 고시로 착공은 했지만, 댐 사업을 반대하는 시민단체에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상황이다 보니 기억에 남을 만한 행사는 치르지 못했다.
그나마 이날 행사도 현장에 임시사무실을 개설한 지 4년 만에 이뤄진 상황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공사였지만, 공사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애초 한탄강홍수조절댐의 유수전환방식은 전면가물막이 및 가배수터널 방식이었다.
상류가물막이댐은 콘크리트댐 형식이다.
1년 빈도 홍수량을 적용해 매년 한 번꼴로 월류하게끔 설계됐다.
협곡이라는 특성 때문에 물이 금세 차오르는 부분도 고려됐다.
문제는 여름철 집중호우 때 발생했다.
집중호우 때 물이 가물막이를 월류하면서 그때마다 장비를 철수해야 했다.
물빼기 등 돌관 작업도 이어졌다.
가설도로가 유실되는 등 공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 피해로 몸살을 앓기도 했다.
댐 건설에 대한 찬반 논쟁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더했다.
건설 초기 환경파괴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댐 건설에 반대하는 강원도 철원 주민들의 소송도 지속됐다.
특히 철원은 댐에 물을 가둘 때 발생하는 안개 등으로 농작물의 피해를 우려하며 다목적댐 건설 반대 뜻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 담수기능을 활용하지 않는 홍수조절용 댐으로 설계를 변경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25일, 10년만에 홍수조절용 댐 완공
그렇게 진행된 한탄강댐 건설공사는 오는 25일 준공, 가동을 시작한다.
10년여만에 임진강 하류 지역의 홍수 예방을 위한 홍수조절용 댐의 완성이다.
총 저수량은 2억7000만t 규모다.
2억4000만t 규모인 팔당댐보다 크다.
한탄강댐은 높이 83.5m, 길이 690m의 콘크리트 댐으로 경기 연천군 연천읍 고문리와 포천시 창수면 시흥리를 잇는다.
그동안 1조2800억원(공사비 3900억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됐다.
평상시에 물을 흘려보내는 배사관 2문과 생태통로 4문, 홍수 시 댐하류 방류량을 조절하는 상용여수로 2문, 비상시 물을 흘려보내는 비상여수로 5문이 있어 대형 수마를 예방할 수 있다.
자연하천 형태로 물을 그대로 흘려보내다가 홍수기에는 수문을 여닫아 유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임진강 상류인 경기도 연천군에 조성된 군남댐(군남홍수조절지ㆍ총저수량 7000만t)과 대규모 홍수 피해를 방지할 역할을 공조하게 된다.
군남댐은 2010년 7월에 가동을 시작했으며, 한탄강댐 준공으로 임진강 상류와 한탄강에서 총 3억4000만t의 물을 저장할 수 있다.
대규모 홍수 시 임진강과 한탄강에서 합류되는 유량을 조절해 수마의 피해를 없애는 방식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착공 10년 만에 한탄강 홍수조절댐 건설공사 정비작업만 남겨 놓고 있다”면서 “다음 달 25일 준공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형용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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