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은행인 스웨덴 중앙은행(릭스뱅크)이 디지털 화폐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릭스뱅크는 디지털 화폐의 형태와 그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검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릭스뱅크 측은 2년 안에 디지털 화폐 발행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화폐가 등장하면서 그 장점과 문제점에 주목하기 시작했지만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에 이른 것은 릭스뱅크가 처음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은행이 세계 최초로 디지털 화폐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릭스뱅크는 1660년대에 세계 최초로 은행권을 발행한 바 있다.
릭스뱅크의 세실리아 스킹슬리 부총재는 “디지털 화폐는 300년 전처럼 혁명적인 것”이라고 밝히면서 통화정책과 재정안정에 미칠 영향, 화폐를 충전형 카드나 앱, 혹은 그밖의 형태로 만들지 여부 등이 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
릭스뱅크가 이른바 ‘e크로나’를 구상하는 것은 현금 유통이 크게 줄어든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 크로나화 지폐와 동전의 유통량은 2009년 이후 40%나 감소한 상태다.
스킹슬리 부총재는 디지털 화폐의 형태와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기존 지폐나 동전과 상당히 유사한 방향으로 설계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이는 아무런 이자가 붙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스킹슬리 부총재는 그러나 디지털 화폐를 도입하더라도 이는 지폐와 동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성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킹슬리 부총재는 릭스뱅크가 디지털 화폐에 거래 내역을 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추적 기능을 넣을 가능성도 시사하고,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할 기술은 이미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디지털 화폐의 보안과 관련해 각광을 받는 기술은 ‘블록체인’으로 스위스의 UBS와 독일의 도이체방크, 스페인의 산탄데르, 미국의 BNF 멜론 등 4개 글로벌 은행들이 이 기술을 바탕으로 공용 디지털 화폐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블록체인은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 원장을 보관하지 않고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수의 컴퓨터에 이를 분산시켜 검증토록 함으로써 위조를 방지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