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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1달러=1유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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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1-22 09:03:42   폰트크기 변경      
美, 韓中日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트럼프 당선 후 달러가치 급등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달러화 가치가 폭등하면서 유로화와 가치가 같아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아시아 주요 수출국의 통화 가치는 더 많이 폭락해 한국과 중국, 일본의 외환 당국은 미국이 이를 구실로 환율조작국 지정 등 공격에 나서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21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유로당 1.059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유로화 가치는 이로써 작년 11월30일 유로당 1.056달러 이후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져 2002년 12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화와 유로화의 가치가 같아지는 것 아니냐는 추정을 낳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지난 2주간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는 4% 추락했다.

아시아 통화의 상황은 더 극적이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대선 전 달러당 1,134원에서 지난 주말 1,183원으로 4.3% 떨어졌다. 달러화 대비 중국 위안화 가치는 8년 반 만에 최저로 떨어졌고, 일본 엔화 가치도 5개월 반 만에 최저를 기록 중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고시 위안화 가치를 달러당 6.8985위안으로, 전 거래일보다 0.27% 낮춰 사상 최장 기간인 12거래일 연속으로 절하했다. 이는 8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지난 2주간 위안화 가치는 2.21% 떨어졌다.시장에선 달러당 위안화 가치가 7위안대에 접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이날 오전 한때 달러당 111.12엔까지 치솟았다. 이로써 엔화 가치는 달러당 103엔대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7.8%나 떨어져 지난 5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반대로 세계 10개 주요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트럼프 당선 이후 지난 주말까지 4.36% 뛰었다.

이에 따라 이미 미국의 환율관찰 대상국에 올라 있는 한국과 중국, 일본 외환 당국은 미국이 이를 공격의 기반으로 삼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고심하고 있다.

한 일본 외환 당국 관계자는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통화 약세는 트럼프에게 아시아 국가들을 비난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다”고 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트럼프는 이미 취임 후 100일 동안 우선적으로 추진할 과제에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을 포함했으며 취임 첫 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45%의 관세를 매길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대미 무역흑자를 지속해서 문제 삼았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단절’은 아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을 완화해 더 많은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팀 콘돈 ING 아시아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를 점하고 있어 트럼프 정부는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을 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미국 재무부는 현저한 대미 무역수지 흑자(200억달러 초과), 상당한 경상수지 흑자(GDP 대비 3% 초과), 환율시장의 일방향 개입 여부(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 기준으로 교역대상국을 분석해 환율보고서를 작성한다.

재무부는 지난달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독일, 대만, 스위스 등 6개국을 1개 이상의 기준을 충족한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스위스는 새로 포함됐으며 나머지 5개국은 지난 4월에 이어 또다시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됐다.

재무부 추산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의 대미무역흑자는 3561억달러, 독일은 711억달러, 일본은 676억달러, 한국은 302억달러 등이다.

현 상황에서 미국의 주요 무역상대국의 통화를 강세로 되돌리려면 1985년 플라자 합의와 같은 공동 조치를 목표로 해야 할 테지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일본 외환 당국 관계자는 “달러화가 일본이나 유럽에 동정심을 유발할 수준까지 더욱 급등하지 않는 한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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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봉 기자
te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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