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이 정도로 성공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제프 베저스를 존경해왔지만, 그 재능을 과소평가했다. 내가 너무 멍청(too dumb)했다.” 최근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총에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회장의 솔직한 반성은 전 세계 증권가에 화제가 됐다.
15일(현지시간)로 정확하게 나스닥 상장 20주년을 맞은 아마존의 ‘신화’를 되짚어보면 버핏의 뒤늦은 후회를 보다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아마존은 지난 1997년 5월15일 상장 첫날부터 급등하면서 ‘대박’을 예고했다. 첫날 종가는 주당 1.96달러(액면분할 조정가)였다. 당시 단순한 인터넷서점에 불과했던 아마존의 지난 12일 종가는 961.35달러. 수익률은 4만9050%, 490배를 웃돈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상장 첫날 아마존 주식을 1만달러(약 1120만원)어치 사들였다면 현재 주식 가치는 490만달러(약 55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기업공개(IPO) 당시는 높은 인기 탓에 개인투자자가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는 어려운 분위기였지만, 만약 공모 단계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수익률은 더욱 뛴다.
20년 전 공모가는 주당 18달러였다. 3차례 주식분할로 보유물량이 10배 이상으로 불어난 것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약 6만4000%, 640배에 달한다그 사이 제프 베저스 회장의 재산도 전 세계 수위권으로 불어났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17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재산은 860억달러(약 96조1500억원)로 세계 1위이며, 이어 워런 버핏(756억달러)과 제프 베저스(728억달러) 순이었다.
아마존은 올해 들어서도 IT 대형주인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등과 함께 이른바 ‘FANG’으로 불리며 미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베저스 회장의 ‘세계 1위 등극’도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