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수·합병(M&A)이 올해 들어 가속도를 내면서 지난 20일(현지시간) 기준으로 1조달러 선을 돌파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딜로직에 따르면 20일까지 발표된 글로벌 M&A 규모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0% 이상 많다. 또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4조6000억달러를 기록했던 2007년 당시의 동기와 견줘봐도 12%를 웃도는 규모다. 그 어느 해보다도 신속하게 1조달러 선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글로벌 M&A가 폭발적으로 확대된 것은 미국을 비롯해 영국과 중국, 독일, 일본 등에서 업계의 질서 재편이 활발하게 이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경제성장률의 상승세와 강력한 기업 신뢰도에 힘입어 100억달러를 넘는 M&A가 잇따랐다. 지난해 세제개편안이 의회를 통과한 것도 기업 경영진들이 여유 자본을 M&A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한 촉매가 됐다.
딜로직의 자료를 보면 일본과 영국의 M&A도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났고 독일의 M&A는 무려 4배가 확대됐다.
미국의 생명보험회사인 시그나가 익스프레스 스크립츠를 670억달러에 사들이고 독일 에너지 기업인 에온(EON)이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이노기(Innogy)를 430억유로에 인수한 것, 미국의 컴캐스트가 유럽 미디어 기업인 스카이에 221억파운드의 인수가를 제시한 것 등이 초대형 M&A에 속한다.
센터뷰 파트너스의 공동 창업자인 블레어 에프런은 “전세계적으로 성장세가 강력하고 기업 지도자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데다 금융시장도 협조적이며, 경쟁적인 질서 파괴는 거의 모든 업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상적인 여건이라고 논평했다.
M&A 베테랑인 리언 칼바리아 씨티그룹 기관고객 사업부 대표는 기업들이 매출 확대와 경비 절감을 노리고 있는 것이 M&A를 재촉하는 요인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법인세율을 내리고 해외 유보금에 한시적 세제 혜택을 부여한 것도 이를 거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몰리스 앤드 컴퍼니의 앤턴 사하지지언 미국 M&A 담당 대표는 올해 발표된 M&A의 평균치가 사상 최고 수준인 1억3100만달러였다는 것은 기업들의 전향적인 행보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