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통화에 적용될 국제기준 수립 작업을 사실상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셜 빌링슬리 FATF 회장은 19일(현지시간) “우리는 가상통화에 대해 단일한 방식으로 적용하는 글로벌 기준에 거의 다다랐다”면서 “10월 본회의에서 관련국들이 일련의 기준에 합의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미국 재무차관보인 빌링슬리 회장의 이 언급은 유로폴과 같은 당국이 악의적인 활동과 연계된 가상통화 지갑을 주요 거래소에 알리는 중앙집중 시스템을 고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뒤 나온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 4월 G20 재무장관회의는 FATF에 가상통화와 관련된 국제 기준 및 가이던스 개정을 긴급히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FATF는 실무 협상을 통해 기준안을 준비해 왔다. FATA는 10월 총회에서 가상화폐를 통한 돈세탁 방지를 위한 광범위한 기준 마련 및 기존 규제 개정안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빌링슬리 회장은 “현재 디지털 자산 및 가상화폐와 관련된 돈세탁 방지의 표준과 제도는 파편적이거나 얼룩져 있어 국내 또는 국제적 금융 시스템을 매우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프랑스와 스위스, 몰타, 지브롤터 등의 국가는 핀테크 비즈니스 유치를 위해 이 부분을 공식적 (금융) 체제로 끌어들이고 있지만, 중국과 한국은 이 분야를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영국 하원 의원들은 이날 암호자산 시장을 ‘와일드 웨스트(미국 서부개척시대 무법천지)’로 규정하고 긴급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영국 하원 재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성명에서 “비트코인과 다른 암호자산들은 와일드 웨스트 산업으로 존재하고 있다”면서 “이 규제받지 않는 산업은 고가의 변동성과 거래 해킹 위험 등으로 투자자들을 수많은 위험에 노출시킨다”며 강력한 규제 도입을 주장했다.
빌링슬리는 “해킹을 대가로 암호화폐를 요구하는 워너크라이 같은 랜섬웨어뿐 아니라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이슬람 국가) 같은 테러조직에 의한 가상통화 사용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암호화폐를 뒷받침하는 기술인 블록체인이 계속 진화할 것이기 때문에 한 방향 또는 다른 방향으로 너무 멀리 기울어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