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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변신… ‘관광·문화 허브’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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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26 11:00:21   폰트크기 변경      
르포- 통영 신아SB조선소 도시재생 현장 가보니

총 1.1조원 투입…2020년 하반기 ‘첫삽’

 

   
3년 전 문 닫은 신아SB 폐조선소

 

추석 연휴 직전에 찾은 경남 통영 신아SB 조선소 부지.

조선업 침체의 늪에서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3년 전 문을 닫은 신아SB 조선소에는 200t급 골리앗 크레인과 뼈대만 남은 구조물만이 덩그러니 폐조선소를 지키고 있었다. 더이상 사람들의 발길이 없어 가뜩이나 우울한 폐조선소에는 가을을 재촉하는 비까지 내려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이곳은 한때 수주잔량 기준 세계 16위를 기록했던 신아SB 조선소가 숨 가쁘게 돌아가던 현장이었다. 도크 3곳에는 진수를 앞둔 배들이 자리를 꽉꽉 채우고, 5000여명에 달하는 인력들이 한국 조선업을 위해 청춘을 바친 피땀 어린 장소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마치 폐허처럼 변해버렸다.

아무도 찾지 않을 것만 같은 신아SB 조선소가 지역과 전통, 공예가 어우러진 관광·문화의 허브로 탈바꿈할 채비를 마쳤다.

지난해 문재인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경제기반형 제1호’로 선정된 이후 세계적인 수변도시로 거듭날 화려한 밑그림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신아SB 폐조선소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는 역할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맡았다.

LH는 최근 신아SB 폐조선소 재생사업 마스터플랜 국제공모 당선작으로 포스코에이앤씨 컨소시엄의 ‘통영 캠프 마레(CAMP MARE)’를 최종 선정했다.

‘통영 캠프 마레’의 총사업비는 1조1000억원으로, 포스코에이앤씨 컨소시엄에는 35억원 수준의 마스터플랜 수립권과 건축설계권이 주어진다.

 

   
통영 폐조선소 토지이용 구상

 

이번에 제시된 ‘통영 캠프 마레’는 총 5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상업·리조트(Relaxation Quay) △복합문화예술(Culture Jetty) △해양공원·창업지원(Integration Wharf) △창의혁신(Maker’s Peninsula) △수변주거(Dock Village) 등의 공간이 그것이다.

이들 공간은 △환경 △문화예술 △관광 △생활 등 4개 분야 12가지 학교(The 12 SCHOOLS Project)로 채워진다.

12가지 학교는 △배 제작 △통영음악 △통영장인공방 △관광창업 △바다요리 등 통영의 전통을 재탄생시킬 수 있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말한다.

 

   
관광·문화 허브로 조성되는 통영 폐조선소

 

폐조선소에 12가지 학교를 입히는 작업은 3단계의 실행전략에 따라 치밀하게 추진된다.

1단계는 새로운 일자리와 산업 창출의 씨앗이 될 ‘육성(Incubating)’이다.

육성 단계는 ‘통영 캠프 마레’의 5개 공간 중 복합문화예술 공간과 직결된다.

이곳은 해양환경학교, 관광창업학교, 남해안여행학교 등이 들어서는 ‘R&D 플랫폼’으로 조성된다.

특히, R&D 플랫폼의 중심은 ‘입체 광장’으로, 광장의 아래는 차량, 광장의 위는 보행으로 차량과 사람의 동선을 완전 분리한다.

또한 시민에게 열린 대규모 광장을 만들고, 현재 조선소 바닥에 설치돼 있는 레일 위의 구조물을 이용해 배 제작과 벼룩시장, 케이팝(K-pop) 페스티벌 등을 개최하게 된다.

신아SB가 쓰던 본관은 외벽을 모두 뜯어내 새옷을 입히고, 별관도 신아SB 조선소의 기존 구조 프레임을 반영한 디자인을 적용한다.

슬라이딩 도크는 종전 슬라이딩 부분을 객석으로 쓰고, 골리앗 크레인에 스크린을 매달아 복합문화집객 공간으로 활용한다. 특히, 골리앗 크레인은 복합문화집객 공간 역할을 하면서도 신아SB 조선소를 추억하게 하는 매개체가 된다.

2단계는 ‘촉진(Accelerate)’이다.

촉진 단계는 복합문화예산 공간과 창의혁신 공간이 핵심이다.

이들 공간은 여러가지 배 만들기 학교, 섬 식물 식생학교, 통영예술중개소, 바다요리학교, 통영음악학교, 통영장인공방학교 등을 갖추게 된다.

기존 도장장은 창작·제작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고, 옥외 도장장은 창업제작품 유통공간으로 조성한다.

3단계는 휴식과 생활 공간을 채우는 ‘번창(Thrive)’이다.

상업·리조트 공간과 수변주거 공간이 3단계의 대상으로, LH는 기능별로 주거형태와 건물형태를 다양화한다.

성냥갑 모양의 아파트 대신 커다란 배 위에 컨테이너들을 불규칙적으로 쌓아놓은 모양의 주택이 그 예다.

또한 가변형 건물을 이용해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LH는 오는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올 하반기 단지조성공사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와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 수립을 추진한다.

이어 내년 하반기 지구지정과 개발계획 승인, 2020년 상반기 실시계획 승인을 거쳐 같은 해 하반기 첫삽을 뜰 예정이다.

박상우 LH 사장은 “그동안 LH는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일을 주로 해왔다”면서 “통영 프로젝트를 통해 늙고 병들어 힘들어하는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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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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