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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에필로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부동산 정책,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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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2-21 14:58:08   폰트크기 변경      

  최근 지인이 하루 휴가를 내고 부동산 스타 강사의 강연을 듣고 왔다고 했다. 수도권 내 유명한 투자처를 알려주는 강연이었는데, 유료로 진행되는 강연이었음에도 사람들이 꽉 차서 놀랐다고 했다.

 더욱 놀란 것은 스타 강사의 화려하고 설득력 있는 언변이었다고 했다. 정말 그 사람이 말하는 대로만 투자하면 부동산 성투(성공 투자)할 것만 같은 기대와 흥분이 생기더라는 것이다.

 요사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핫한 곳은 단연코 ‘수용성’이라고 불리는 수원, 용인, 성남 등 경기도 지역이다. 이들 3곳은 지난해 12월 전까지만 해도 찬밥 신세였지만 올 들어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정확히는 백화점식 규제를 모두 담은 12ㆍ16대책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초강력 규제들이 9억원 이상 투기과열지구로 집중되면서, 비규제지역인 수용성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앞서 언급한 스타 강사, 수십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운영자, 오픈단톡방과 블로그 등지에서 투자 정보를 흘리는 해당 지역의 부동산 중개업소 등도 한 몫 했다.

 실제로 기자가 가입했던 성남 투자방 역시 임장 경험, 중계 정보, 매매 후기 등으로 하루에만 수만 개의 톡(Talk)이 오갔다. 이런 덕분(?)에 수용성은 거래량도 늘고 실거래가도 훌쩍 뛰는 현상이 반복됐다.

 정부가 오늘 수용성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2ㆍ20 대책을 내놨다. 2개월여 만에 새롭게 내놓은, 문 정부의 19번째 대책이다.

 하지만 대책의 시기를 놓고선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투기 세력은 수용성을 한바탕 지나갔으며, 2ㆍ20대책의 사정권에서 벗어난 다른 수도권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아마도 스타 강사, 유튜브 운영자, 부동산 중개업소 등은 지금 2ㆍ20 대책을 벗어난 투자처를 찾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언제, 어느 지역에서 폭팔적인 거래량을 보이며 풍선효과를 유발할지 모른다.

 올초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미 진 모양세다. 뒷북 정책,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정책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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