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두 개가 이슈다.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코로나19와 부동산이다. 풍선의 이미지는 꿈과 희망이다. 경축 행사에 풍선을 날리는 것도 그런 이유다. 효과라는 말이 덧붙여지면 180도 바뀐다. 이른바 풍선효과다. 한쪽을 누르면 다른 한쪽이 불룩해지는 모습을 빗댄 것으로, 어떤 문제를 억제하면 다른 쪽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현상을 말한다. 풍선이 효과와 만나면 꿈이 아니라 통제하기 어려운 현실이 된다.
유래는 다소 살벌하다. 미국이 마약 불법 생산과 유통을 막기 위해 중남미지역 국가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제조 밀매 돈세탁의 거점이 상대적으로 단속이 약한 지역으로 옮겨다니는 현상을 표현한 데서 나왔다. 단속하는 경찰과 피하려는 범죄 조직 간의 숨바꼭질이 오버랩된다. 그후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적법하고 필요한 통제를 가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상황이 악화되는 현실을 나타내는 말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카페 등 매장 내 영업이 금지된 곳을 피해 서점과 쇼핑몰로 사람들이 쏠리고 있다. ‘통금’인 오후 9시 이전 서울은 3밀(밀폐ㆍ밀집ㆍ밀접)이 심화되기도 한다. 서울을 떠나 지방에서 송년회 등 원정 모임을 하는 사례도 늘면서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풍선효과는 이 정부에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서울을 누르면 수도권, 수도권을 누르면 지방, 아파트를 누르면 빌라, 경매시장으로까지 영향을 미친다. 일파만파다.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공권력은 물론 어떤 강제력이 동원돼도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나타나는 특징 때문이다. 금지와 규제가 먹혀들었다면 풍선효과라는 말 자체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풍선을 눌러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안다. 코로나19를 제어하기는 쉽지 않다. 촘촘하고 강력하게 규제해도 새는 바람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 부동산은 의외로 쉽다. 묶었던 풍선 주둥이를 풀어주면 된다. 바람 빠진 풍선은 눌러도 튀어나오지 않는다. 규제를 풀면 시장은 자연스럽게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허풍선이 풍선을 키웠다.
박봉식 대기자par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