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 버거 실버스타인 프로퍼티 대표(영상)와 복준호 이지스자산운용 투자부문 대표(왼쪽),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도시와 공간포럼2021에 참석해 개발사업에서의 금융 역할 등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안윤수 기자] |
한 때는 건물의 존재는 입주자와 분양자, 사업자만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건물의 존재가 입주자 뿐만 아니라 주변의 지역과 주민들에게 공유되고 도시개발과 교통을 아우르는 포용적 개념으로 거듭나고 있다. 건물이 사람을 끌어안고 주변을 진화시키는 것을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와 허드슨 야드에 이어 국내 SK명동과 타임워크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17일 도시와 공간포럼2021에서는 이같은 개발사업의 진화와 건물 모습의 변화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장이 열렸다. 마티 버거 실버스타인 프로퍼티 대표는 지난 2001년 911 테러로 무너진 미국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의 재건을 통해 개발사업이 어떻게 진화되고 있는지 설명했다.
월드트레이드센터는 2001년까지 뉴욕 엘리트의 상징이었다. 911테러로 무너지면서 이같은 엘리트 상징보다 모든 이들을 포용하고 누구나 와서 편하게 일하다 쉴 수 있는 '포용적 공간'으로 변모했다.
버거 대표는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게 만들려면 단순히 금융회사 뿐만이 아니라 여러 부동산 투자 회사, 스타트업, 성장력 있는 기업들이 대거 입주할 수 있도록 개방적인 분위기로 만들려고 노력했다"며 "이제는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이나 유흥시설 및 가족들과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도 있다"고 말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허드슨 야드는 '버려진 땅'이었다. 그 버러진 땅에 누구 하나 자금을 대기 어려웠다. 그래서 버거 대표는 설계를 먼저 시작했다. 설계가 나와야 금융이 움직일 법했기 때문이다. 이제 허드슨 야드는 '뉴욕의 가능성을 보여준 건물'이 됐다. 버려진 땅에 건물이 올라가고 유명 관광명소가 됐다. 맨해튼 시내와 허드슨강을 수많은 각도로 바라볼 수 있고, 독특한 외관으로 일명 '뉴욕의 에펠탑'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같은 명소를 만들기 위해 버거 대표는 세입자들을 어떻게 불러 모았을까.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질의에 버거 대표는 "뉴욕시장실에서 경제적 지원이 많았다"며 "입주자를 위한 부동산세금 면제 혜택 등에 이어 전기세 등 일반 사무실에서 내는 것보다 저렴하게 책정하는 등 세제 혜택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버거 대표의 세입자 모집 전략에 대해 복준호 이지스자산운용 투자부문 대표도 "이용자 측면이나 세입자 측면에서 더 좋아지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공감했다.
복준호 대표는 "건물의 존재가 입주자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과 주민들에게 공유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 그것이 금융과 개발업자로서 가장 지향해야 할 목표"라며 "개발업자나 개발에 참여하는 금융회사들이 이같은 점을 고민하게 만들어주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버거 대표는 공사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월드트레이드센터 재건 사업 당시에도 보험사들이 보험금을 여러가지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는데, 뉴욕주지사에게 협조를 구했고 보험금을 받아 재건사업에 조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현석 교수는 개발사업의 공사 협력은 물론 투명성과 공공성도 함께 강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젝트 자산관리회사나 투자회사 모두 투명성과 공공성이 우선돼야 하는데 법의 여러 허점 등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들이 있다"며 "사회적 신뢰를 갖고 포용하는 사업을 위해서는 이같은 투명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현희기자 m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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