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공사협회 전기공사인재개발원 교육 수강생들이 실내실습장에서 가공배전전공 과정을 실습 중이다. /사진:한국전기공사협회 제공 |
[e대한경제=김진후 기자] "무엇보다 실내 실습장이 마음에 듭니다. 한여름에도 더위를 잊고 교육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충주에서 교육을 받으러 온 수강생 A씨는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새로 도입된 기자재와 신식 시설도 좋지만, 실내에 마련된 실습 시설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얼굴에 미소를 한가득 머금은 A씨는 “교육 프로그램도 알차 근무처로 돌아가면 업무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전기공사협회(회장 류재선)는 올 연말 오송 시대의 본격 개막을 앞두고 지난 5일 전기공사인재개발원 교육을 개시했다. 지난 2월말 개원식을 했지만, 실제 수강생들을 모아 교육을 시작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치러지는 교육을 엿보기 위해 기자가 찾아간 6일 현장에서 만난 교수와 수강생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마치 인재개발원 전체가 생기가 도는 듯했다.
전국 유일의 장주 실습장…높이 12m로 실제와 같아
기자가 방문한 오전 시간 총 50명의 수강생은 가공배전전공과 지중배전전공으로 나뉘어 실습교육을 받고 있었다. 한국전력 자격취득과정에 포함된 교육들로 수강생들은 새로운 기자재들을 신기한 듯 만지작거렸다. 그러나 손놀림은 더없이 진지했다.
가공배전은 작업자가 전주(전봇대)에 올라가 배전작업을 하는 것이다. 전체 배전작업 중 가장 기초적인 업무이지만, 맨몸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특성상 안전이 중요시되는 작업이기도 하다. 수강생들은 안전수칙을 지키며 밧줄 매듭을 여러번 만들고 풀기를 반복했다. 실내 실습장인 만큼 수강생들의 집중력도 높아 보였다.
수강생들이 이날 실습한 전주의 높이는 2.5m. 바로 옆에는 이보다 5배 가까이 되는 12m 장주도 눈에 띄었다. 12m는 실제 전주의 표준 높이다. 전국 16곳의 전기공사 교육기관 가운데 이 정도의 장주 실습시설을 보유한 곳은 인재개발원이 유일하다.
박주창 인재개발원 배전분야 교수는 “장주를 오르내리면서 실습을 할 수 있다는 게 인재개발원의 가장 큰 특징이자 매력”이라며, “실제와 같은 크기에서 배우니 작업 숙련도를 높이고 추락의 위험성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기숙동 실내 실습장에선 지중배전 교육이 이뤄졌다. 지중배전은 가공배전과 반대로 작업자가 맨홀 아래로 들어가 작업을 벌인다. 작고 협소하는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 만큼, 실습장도 최대한 비슷한 작업 환경을 구현했다. 특히, △직선 △종단 △변압기 엘보 △개폐기 엘보 등 지중배전의 접속 방식을 모두 실제와 같이 경험할 수 있다.
김중대 지중배전 교수는 “고용노동부가 규정한 필수 자재 등을 갖추면서 서울 등촌동 시절 대비 관련 실습장 규모가 2배 커졌고 2개반을 동시 개설 가능해졌다”며, “시설 변화에 따라 교육의 목적도 자격증 합격에서 탈피, 안전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했고, 기자재들도 현장에서 사용 중인 종류의 장비들로 새로 구비했다”고 말했다.
한국전기공사협회 전기공사인재개발원 교육 수강생들이 기숙동 실습장에서 지중배전전공 과정을 실습 중이다. /사진:한국전기공사협회 제공 |
수강생 호평 일색…내달부터 전체 교육 프로그램 가동
수강생들의 평가도 좋다. 청주에서 온 수강생 B씨는 “전문적인 교육과정과 설비를 갖춘 곳이라 생각해 수강신청을 했는데, 막상 와보니 시설과 규모에 깜짝 놀랐다. 특히, 실제와 같은 시설에서 실습과 교육을 받다 보니, 그동안 현장작업 시 대충 넘어가던 안전사항에 대해서도 다시 점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 올라온 수강생 C씨는 “다른 곳의 교육시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실내 실습실은 물론 현재 머무는 기숙시설도 타 기관 대비 월등히 쾌적하다”고 호평했다. 가공배전과 지중배전 교육은 2주간 진행되며, 수강생은 2인 1실 총 300명을 수용하는 기숙시설에 입소해 숙식을 제공받는다.
인재개발원은 이달 하순 개설되는 국비무료 전기기술자 인재양성교육을 위한 시설 공사 마무리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대당 2억원을 호가하는 활선 버켓트럭을 총 7대 도입해 전주 배전활선 교육에 대비했고, 실습용 송전철탑은 준공 직전 단계다.
오는 7월에는 또 다른 자랑거리인 스마트전기안전 AI센터를 준공된다.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 추락ㆍ감전 사고를 체험할 수 있는 AI센터는 작업자들의 안전의식을 크게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재개발원은 다음달 온ㆍ오프를 통틀어 6개 교육 카테고리, 총 25개의 프로그램이 가동되면 연간 4만명의 교육이수자를 배출할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으로 전기업계에 갓 발을 들인 신규 인력 1270명을 비롯해 재직자 교육 2000명, 법정교육 3만2000명, 한전자격 취득 980명 등이 신사옥의 혜택을 누린다.
6개 카테고리는 한국전력이 규정한 △국비무료 전기기술자 인재양성교육 △한국전력 자격취득과정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사업 △전기공사기술자 양성(승급)교육 △전기안전체험교육 △시공관리책임자 안전시공교육(온라인) 등이다.
현재 6명인 교수진도 늘려 하반기에는 총 14명까지 확충할 예정이다.
주재민 인재개발원 인재양성팀장은 “각 교육과정이 안전에 기반한 내실 있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신사옥 설계 단계부터 숙고 과정을 거쳤다”며, “실내 실습장과 대형 기숙동 등 오송 신사옥의 특장점을 더욱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공사인재개발원이 도입한 활선버켓트럭 시연 장면. /사진:한국전기공사협회 제공 |
김진후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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