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트레이딩' 여의도 이력 기반
빅데이터 AI플랫폼 기업까지 창업
250여개 공공데이터를 수집 분석
누구나 알기 쉽게 실시간 시각화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 공원에서 (주)데이터포털 양재옥 대표가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 : 데이터포털 제공 |
[e대한경제=박범천 기자] "20여년 만에 여의도에 다시 왔네요."
국회의사당역 부근에 새롭게 사무실을 마련한 (주)데이터포털 양재옥 대표(53. 사진)는 16일 오후 감회가 새로운 듯 주변 건물들을 둘러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양 대표는 데이터정보의 공유화를 목표로 2021년 2월 데이터포털을 창업했다.
양재옥 대표는 국내 최초로 HTS(Home Trading System)를 개발한 대원시스템을 시작으로 (주)한경제연구소, ㈜솔로탑, ㈜보라월드닷컴을 운영하는 등 사회생활 초기 10여년 간 여의도에서 근무했다. ㈜두리정보통신 해외총괄본부장과, 시스템트레이딩을 전문으로 한 ㈜KR선물 제2운용본부장으로 근무한 양 대표는 2000년 KT 나주연수원에서 객원교수로 활동하던 때를 제외하고 여의도와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강남역 부근 공유오피스에서 창업 초창기를 보낸 그는 최근 사무실을 여의도로 확장·이전했다.
양재옥 대표는 "연어가 제 태어난 강을 기억하고 되돌아오는 게 이런 기분일까요. 꼭 이루고자 했던 일을 여의도에서 완성하기 위해 다시 찾은 것 같네요"라면서 가볍게 웃었다.
최근 농산물 도매시장 정보분석
품목·주산지별 거래가 실시간 비교
농산물 유통구조 개혁에 일조 기대
빅데이터 AI플랫폼인 (주)데이터포털은 250여 개 공공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알아보기 쉽도록 시각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인구통계를 비롯해 대형마트·백화점·편의점 170여종 생필품가격, 지역별 소상공인 현황 및 신용카드 사용현황, 예금·대출현황, 아파트 매매현황 등을 실시간 데이터 분석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국가별·품목별 수출입현황과 국가별 주가·금리·환율·원자재가·선물 등 실시간으로 분석 가능한 글로벌 데이터는 수출입 관련기관이나 기업 등이 거시지표를 기반으로 대외변수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무엇보다 농업관련 데이터가 눈길을 끈다.
전국 32개 공영도매시장과 82개 청과도매법인에서 거래품목과 거래량, 거래가격, 거래건수 등 실시간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시각화하고 있다. 전체 농산물 유통 데이터는 물론 도매시장별 데이터, 품목별 데이터, 주산지별 데이터까지 제공된다. 품목별 데이터는 주산지별로 당일 기준가와 최고가, 최저가 등을 비교할 수 있도록 돼있어 농산물 유관기관과 기업, 생산자, 소비자가 당일 거래가를 기준으로 사고팔 수 있다.
16일 전국 32개 도매시장 참외 거래현황. 자료=(주)데이터포털 |
농수산유통공사 시스템 개편도 참여
농산물 경락데이터 그래픽화…곧 공개
예를 들어, 지난 16일 참외의 경우 경북 성주군(10억5700만원), 경북 칠곡군(1억9700만원), 경북 고령군(1억4100만원), 대구 달성군(1억2800만원) 등 순으로 경락됐고, 품종별로는 금싸라기(5억1500만원), 노랑참외(8500만원), 기타(9억9500만원)였다. 도매시장별로는 서울가락 서울청과(2억6500만원), 서울가락 농협공판장(2억원), 서울가락 중앙청과(1억2300만원), 구리 농협공판장(1억1900만원), 구리도매 구리청과(9300만원) 등 순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이날 전국평균 기준가(㎏)는 2750원으로, 상품 3090원(51.1%), 하품 2390원(48.9%)이었다. 거래비중은 서울가락 서울청과 15.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가락 농협공판장 12.7%, 구리도매 농협공판장 8.0%, 서울가락 중앙청과 7.1%, 구리도매 구리청과 5.7%, 대전노은 대정중앙 3.7% 등 순이었다.
주산지별 경락거래량은 경북 성주군 371.0톤(63.3%), 경북 칠곡군 73.0톤(12.5%), 경북 고령군 55.3톤(9.4%), 대구 달성군 52.7톤(9.0%), 경북 김천시 7.9톤(1.3%), 전북 익산시 5.5톤(0.9%) 등 순이었다.
이처럼 농산물 45개 품목별 일일 경락상황을 비롯 주산지별·품종별·도매시장별로 확인할 수 있다.
양재옥 대표는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운영 중인 농산물유통종합정보시스템(농넷) 개편작업에 참여했다. 농산물 경락 데이터를 시각화한 데이터포털의 정보가 일반에 공개되는 셈이다. 현재 경기도 한 지방정부와 농업관련 프로젝트를 협의 중에 있다. 신선 농산물 실시간 매칭플랫폼인 오늘의팜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양 대표는 "먹을거리는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라 농산물 생산량이 급등락하게 되고,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모두 부담이 되고 있어요. 기온의 변화와, 이로 인한 농산물 생장과 관련한 데이터가 실시간 공유될 경우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들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농산물 도매시장 공공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16일 기준 최근 5년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거래현황. 자료=(주)데이터포털 |
"개방된 공공데이터, 활용 위해선 차별화된 고도의 연계과정 필요"
"새 정부 통합데이터분석센터 기대"
양재옥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범정부 차원의 데이터분석체계 구축사업에 관심이 많다. 데이터정보의 공유화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최근 행정안전부를 비롯 기획재정부·교육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7개 관련 부처는 국가적 차원의 데이터 활용 등을 위해 범정부 데이터분석 협의회를 개최했다.
국정과제, 국가적 현안, 미래이슈 등에 대해 데이터에 기반해 과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는 각 기관에서 필요한 수요를 바탕으로 개별적으로 데이터분석이 진행돼 분석에 활용되는 데이터가 제한적인 데다 결과 등을 공유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통합데이터분석센터를 신설하고, 주민등록인구통계·소상공인 창폐업·현황귀촌 현황·온실가스 배출량·친환경차(전기차·수소차) 충전소 등 분석데이터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양재옥 대표는 "공공데이터 개방정책으로 수집은 쉽습니다. 하지만 유용한 정보를 얻기 위해 데이터 간 연계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아요. 기술적인 얘기지만, 코드분류가 일원화되지 않았거든요. 신설되는 통합데이터분석센터에 기대가 큰 이유입니다. 사회적으로 데이터정보의 공유화가 필요해요. 실질적 의미의 데이터민주화죠. 데이터 독과점은 서민들에게 고통일 수 있거든요"라며 데이터정보의 공유화를 거듭 강조했다.
박범천기자 pbc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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