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장이 지난 19일 <e대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용정보원장 재임 기간 중에 구직자들을 위한 빅데이터 ‘잡케어’ 출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2023년 대한민국 모든 구직자들이 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사진=한국고용정보원 제공 |
매년 300만명 넘게 고용센터 방문
수 많은 직업정보, 상담 역할 한계
작년 12월부터 ‘잡케어’ 시범운영
[e대한경제=안종호 기자] “고용정보원장 재임 기간 중에 구직자들을 위한 빅데이터 ‘잡케어’ 출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2023년 대한민국 모든 구직자들이 이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나영돈 한국고용정보원장은 지난 2020년 3월 2일 취임한 뒤 2년이 넘는 동안 잡케어 출시에 주력하고 있다. 잡케어는 구직자의 이력서를 인공지능 기술로 직무역량을 자동 분석해 훈련ㆍ자격ㆍ일자리 상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전국고용센터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e대한경제>는 나 원장을 만나 향후 구직자들이 잡케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으며, 데이터 기반 고용서비스 전문기관으로서 고용정보원의 비전에 대해 듣는 시간을 가졌다.
잡케어 서비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구직자가 구직활동을 위해 가장 먼저 방문하는 곳인 고용센터에는 매년 300만 명 이상이 다녀간다. 고용센터의 상담사가 수 많은 직업정보를 알 수 없기에 이들의 고충도 만만치 않다. 상담사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해주고 상담업무를 보완할 수 있다면 더 이상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나은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정보원에서는 지능형 직업상담지원서비스 ‘잡케어’를 준비했다.
잡케어 서비스는 고객정보, 시장정보, 추천정보로 구성돼 있다. 고객정보는 구직자가 작성한 이력서의 직무 관련 내용이 어떤 직종과 관련이 있는지를 인공지능 기술로 제시한다. 해당 직종에서 요구되는 직무역량과 구직자가 보유한 직무능력 간 차이와 경력개발 관점에서 수준별 필요 직무역량과 도움이 되는 직업훈련과정을 제공한다.
시장정보에서는 최근 4년간 워크넷의 구직자 이력서 1900만 건과 구인 공고문 약 580만 개를 분석해 직종, 지역별 구인ㆍ구직 일자리 상황, 임금수준, 전공, 훈련, 자격 등 직업 선택 및 취업 준비에 필요한 데이터를 시계열로 제공해준다.
고용센터 상담사들이 잡케어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하던데.
현재 고용센터에서 시범 운영중인 잡케어 서비스는 고용센터 상담사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지난해 12월부터 전국 고용센터에서 시범운영 중인데 직업상담사들이 고용센터를 찾아온 구직자에 대한 상담을 진행할 때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잡케어를 활용한 경력개발 특별컨설팅 이벤트를 했으며 컨설팅 참여자의 만족도는 86점으로 긍정정인 평가를 내렸다.
정보원이 지난 3월 잡케어 서비스를 이용한 구직자 및 재직자 30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66.7%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잡케어 이용자 중에 76.7%는 향후 서비스가 인터넷으로도 제공되면 이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 직종별 취업자의 성별, 연령, 전공, 평균 근속연수 등 다양한 정보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향후 잡케어는 윤석열정부 110대 국정과제중 생애주기별 맞춤형 고용서비스인 ‘구직자 도약보장 패키지’를 지원하는 디지털 고용서비스로 중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민들도 직접 사용할 수 있도록 워크넷을 통해 잡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새정부 출범에 맞춰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계획이 있나.
새정부의 시장이 주도하는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급변하는 시장 및 기술, 인재 수요를 데이터 기반으로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산업-직종별 인재양성 및 재취업을 지원해 생산성은 높이고 격차를 줄이는 과학적이고 섬세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일자리 정책은 지역의 산업계가 중심이 돼야 한다. 현재의 직업훈련은 경직성이 심해 지역의 산업현장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며, 장려금은 취약계층의 고용 또는 기업의 인재육성에 집중되지 못하고 일률적으로 지급되어 시장 왜곡을 초래한다. 그렇기에 인재양성과 경력개발지원 서비스는 획일적으로 시행하면 효과를 내기가 어렵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산업인적자원개발위원회, 우수 교육훈련기관, 우수 직업상담직 공무원, 지역고용전문가 등이 현장의 자율과 재량을 옥죄는 업무규정과 훈련규제 등을 파악해 규제를 없애야 한다. 또한 지원금 지급에 치중된 고용센터의 기능을 실질적인 상담, 취업 및 경력개발 지원 중심으로 전환하는 대대적 혁신이 필요하다.
아울러 고용서비스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구인ㆍ구직자의 수요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정보원은 국정과제인 구직자 도약보장 패키지와 기업 도약보장 패키지를 위해 보유한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의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보원은 디지털 전환을 반영한 지역별ㆍ업종별ㆍ직업별 일자리 변화 데이터와 전직훈련 및 구인수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각화한 ‘지역별 일자리 맵’과 ‘노동전환 맵’을 구축하고 있다.
임금체계와 관련해서는 현장의 다양한 직업과 직무, 요구 역량, 임금정보를 체계적으로 조사해 데이터베이스(DB)화해 기업규모와 연공 중심의 노동시장을 직무중심으로 전환을 지원하는 ‘임금직무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최근 세계공공고용서비스협회(WAPES) 부회장에 연임됐다. 축하드린다. 향후 부회장으로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지.
WAPES는 1989년 미국,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이 주축이 돼 설립된 공공고용서비스 관련 유일한 국제 협력 조직이다. 82개 회원국의 공공고용서비스 기관 또는 고용노동부가 가입돼 활동하고 있다.
올해 4월 26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해 부회장으로서 WAPES 추진활동, 중장기 전략, 회원국 가입 등에 관한 의사결정을 한다. 한국은 부회장국으로서 아시아ㆍ태평양 국가의 고용서비스 선진화를 위해 초청연수, 세미나를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의 데이터 기반 고용서비스 혁신사례인 지능형 직업상담지원서비스 ‘잡케어’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AIㆍ빅데이터를 선도하는 주요 해외사례를 벤치마킹해 고용서비스를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구직자들이 고용정보원 ‘디지털 고용서비스’ 이용하는 빈도수가 급증했다고 하던데.
고용정보원 3대포털, 워크넷, 고용보험시스템, 직업훈련시스템 방문자 수가 일평균 2019년 120만명, 2020년, 150만명, 2021년 180만명, 매년 30만명 정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1월∼3월까지 200만명이 넘어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구직ㆍ구인사이트 워크넷은 코로나19 고용위기 속 구직자가 적합한 일자리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취업도우미 역할과 구인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채용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 워크넷 방문자 수는 지난해 일평균 91만명을 기록, 전년(2020년) 대비 약 11.3% 늘었다. 워크넷을 통한 구직신청도 356만건으로 전년 대비 22.3% 증가했고 구인신청도 110만건으로 전년 대비 50.2%나 증가했다.
안종호기자 j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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