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커샷에서는 모래를 치고난 후에도 클럽헤드를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 민수용 제공 |
퍼팅그린 주변에는 으레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다. 재주만 있다면 벙커는 피해가는 것이 상책이다. 2000년 세인트 앤드루스GC 올드코스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때 우승자 타이거 우즈는 나흘 동안 그 코스에 산재한 112개의 벙커에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골프는 골퍼의 뜻대로 되지 않는 스포츠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볼이 벙커에 들어가는 것을 피할 수 없다. 벙커를 싫어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난감한 일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핸디캡 9의 ‘한 자릿수 핸디캐퍼’가 그린사이드 벙커샷을 1퍼트로 마무리하는 확률(샌드 세이브)은 10%가 채 안된다. 18홀에 90타 전후를 치는 ‘보기 플레이어’는 샌드 세이브는커녕, 벙커에서 헤매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볼이 그린옆 벙커에 들어가면 겁먹거나 포기하지 말고 일단 탈출에 주력해야 한다. 잭 니클라우스는 “벙커샷의 철칙은 첫 시도로 벙커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고 말했다. 벙커샷을 홀에 붙이려는 욕심은 구력이 더 쌓인 후 해도 늦지 않다.
탈출하기 위해서는 턱이 낮은 쪽을 택하거나, 벙커를 벗어날 수 있는 최단코스를 택해야 한다. 요컨대 벙커 탈출 후 볼이 꼭 그린에 있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지녀야 한다. 벙커에서 한 번에 탈출해 볼을 프린지나 러프로 보낸 후, 그 다음 어프로치샷으로 승부를 걸면 보기로도 막을 수 있다. 또 벙커 턱이 낮고 라이가 좋다면 퍼터를 사용해 볼을 탈출시키는 것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정상적인 벙커샷보다 퍼터로 굴리는 것이 더 쉽고 성공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그린 주변에서 하는 벙커샷은 클럽헤드가 볼 뒤 모래부터 치는 ‘폭발샷’을 해야 한다. 그러면 볼에 충분한 압력이 가해져서 폭발하듯 위로 솟아 앞으로 나가는 원리다. 골프에서 대부분 샷은 클럽헤드가 볼을 먼저 맞혀야 하나, 샌드샷만큼은 클럽이 지면을 먼저 쳐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일부 아마추어 골퍼는 ‘볼이 떠서 벙커를 나갈 수 있을까’하는 조바심을 갖게 되고 이 폭발샷을 더 생소하게 느낀다.
그린사이드 벙커샷의 기본은 몇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벙커에 들어가 발을 모래에 단단히 다지는 것(푸팅)이 긴요하다. 그러면 발로 모래의 질을 파악할 수 있고, 단단한 스윙기반이 구축돼 샷을 하는 동안 미끄러지지 않는다.
또 오픈 스탠스를 취하고, 클럽 헤드도 열어 목표보다 오른쪽을 향하게 해야 한다. 체중은 왼발쪽에 60%, 오른발쪽에 40%를 싣는다고 생각한 후 의자에 앉듯이 어드레스한다. 테이크백은 손목을 일찍 꺾어 목표라인보다 약간 바깥쪽으로 가파르게 올린 후 다운스윙에서는 아웃-인 궤도로 머뭇거리지 말고 볼 뒤 1~2인치 지점의 모래를 쳐주면 된다. 이때 클럽헤드가 모래에 닿자마자 멈춰버리면 안된다. 클럽헤드를 감속하지 말고, 폴로 스루를 끝까지 해주라는 말이다. 그래야 볼이 벙커를 벗어난다.
교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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