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보편성에 비해서 개별성이나 특수성에 대해서는 아직 관대하지 못하다.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각도를 조금 달리해서 행동이나 사고가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고 균형은 유지되어야 한다. 예술가의 영역도 그중 한 부분이다. 예술가는 보통사람들과는 구별되는 종족이다. 삶의 방식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고정관념과 선입견으로 그들을 바라보면 이상한 인간이다. 그러니 작가의 입장에서는 꼴통으로 취급받기도 하고 심하면 또라이 소리도 불사해야 한다. 내 주변에도 예술 분야의 지인들은 많은데 그중에는 성품이 괴팍하고 외골수에,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적지 않다. 사회적인 대인관계나 사교성이 부족하고 편집증적 몰입으로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할 수도 있다.
이는 예술가들만이 소유하고 있는 독특한 자기 세계 혹은 예술감(혼) 때문이다. 예술가들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엉뚱한 짓을 통해서라도 각자의 호기심과 창의력, 현실과는 동떨어진 상상력 등을 생각하고 구현하느라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그들은 끊임없이 기존에 없던 새로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자신의 예술세계를 탐구하며 불꽃처럼 살다간 많은 예술가들의 삶이 상대적으로 파란만장과 우여곡절이 많은 이유다. 어떤 사회가 새로운 문화와 창의적인 예술 없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숨이 막힐 것인가.
글ㆍ그림=임진우(건축사ㆍ정림건축ㆍ한국건축가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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