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ㆍ이경훈 등 톱랭커 29명 출전
선수별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따라
‘스타팅 스트로크’ 부여해 눈길
1위 스코티 셰플러 10언더파 받아
2위는 8언더파… 26~30위는 제외
1ㆍ2위 선수 간 상금 차액 154억 달해
니클라우스ㆍ파머 평생 상금 웃돌아
내년 4개 메이저대회 출전권도 획득
투어 챔피언십이 열리는 이스트레이크GC 18번홀. /사진: 골프다이제스트 제공 |
‘프로골퍼가 핸디캡을 받는 것도 아닐 터인데, 미리 스트로크를 받고 대회를 시작한다고요?’
매 시즌 미국PGA투어의 마지막 대회로 열리는 투어 챔피언십의 독특한 경기 방식이 눈길을 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레이크GC(파70)에서 시작한 이 대회에는 시즌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30위내 선수들만 출전했다.
그런데 선수들은 지난주 열린 플레이오프(PO) 2차전까지의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에 의거해 ‘스타팅 스트로크’를 받았다. 대회에 앞서 미리 언더파 스트로크를 받고 1라운드를 시작한 것이다. 여느 대회와는 다르다. 마치 아마추어 골퍼들의 핸디캡 경기를 보는 듯하다.
이를테면 페덱스컵 포인트 랭킹 1위인 스코티 셰플러는 10언더파, 2위인 패틀릭 캔틀레이는 8언더파, 4위 잔더 쇼플리는 6언더파, 5위 샘 번스는 5언더파를 받았다. 3위 윌 잘라토리스는 대회 직전 허리 부상으로 기권했다.
그 다음 랭킹 6위부터 25위까지는 다섯명 단위로 4언더파부터 1언더파까지 받았다. 랭킹 26~30위는 스타팅 스트로크가 없다.
페덱스컵 랭킹 10위 임성재는 4언더파를 받고 시작한 반면, 랭킹 26위 이경훈은 스코어를 받지 못하고 이븐파로 시작했다.
이에 따라 10언더파로 1라운드를 시작한 셰플러가 첫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그의 스코어는 곧바로 11언더파가 된다. 임성재가 첫 홀을 보기로 마무리하면 그의 스코어는 곧 3언더파가 된다.
스타팅 스트로크는 2019년 도입됐다. 2018년까지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와 시즌 종합우승자라고 할 수 있는 페덱스컵 챔피언이 다를 수 있어 다소 혼란스러웠다. 스타팅 스트로크를 적용하면 PO 2차전까지의 상위 랭커에게 이미 혜택을 부여했기 때문에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는 곧바로 페덱스컵 챔피언이 된다.
스타팅 스트로크로 인해 올해 셰플러, 캔틀레이, 쇼플리, 번스 등이 페덱스컵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대회는 커트 없이 나흘동안 치러지므로 랭킹 6위 이하 선수들의 반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투어 챔피언십이 화룡점정인 페덱스컵은 또 총 7000만달러(약 939억원)가 걸린 ‘돈잔치’다. 대회 자체 상금은 없으나 페덱스컵 보너스 상금이 어마어마하다. 다만, 이 보너스는 공식 상금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투어 챔피언십 우승자에게는 1800만달러(약 240억원)의 보너스 상금이 돌아간다. 2위에겐 650만달러(약 87억 5000만원), 5위에겐 300만달러(40억원), 10위에겐 100만달러(13억 5000만원)가 주어지고, 최하위에게도 50만달러(약 6억 7000만원)가 돌아간다.
페덱스에서는 투어 챔피언십 출전선수들과는 별개로 올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120명에게 최소 12만달러(약 1억 6000만원)를 분배하며, 랭킹 126~150위에게는 일률적으로 8만5000달러(약 1억 1400만원)를 지급한다.
잭 니클라우스와 아놀드 파머는 미국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25승을 포함해 총 135승을 합작했다. 화폐가치와 상금규모가 지금과는 다르지만, 두 선수가 미국PGA투어에서 평생 획득한 상금은 759만5888달러(약 102억원)다.
그런데 올해 투어 챔피언십 1, 2위 선수 간 보너스 상금 차액은 1150만달러(약 154억원)로 니클라우스와 파머가 평생 번 상금보다 훨씬 많다. 요컨대 이번 대회 최종일 최종홀에서 퍼트로 1, 2위가 가려진다면, 그 퍼트 하나의 가치는 니클라우스와 파머가 평생 획득한 상금 가치보다 크다는 얘기다.
투어 챔피언십 진출자는 엄청난 보너스 상금 외에도 내년 4개 메이저대회 출전권도 받는다.
캔틀레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페덱스컵 우승을 노린다. 페덱스컵 사상 두 번 우승한 선수는 두 명(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있으나 연속 챔피언은 없다. 매킬로이가 올해 우승하면 처음으로 페덱스컵을 세 번 차지한 선수가 된다.
한국선수들은 지금까지 투어 챔피언십에서 다섯 차례 ‘톱10’에 들었다. 최경주가 네 번, 김시우가 한 번이다. 최경주는 2011년(빌 하스 우승)에 한국선수 최고성적인 공동 3위를 기록했다. 2019년부터 4년째 이 대회에 출전한 임성재의 최고성적은 2020년의 11위다. 이경훈은 올해 처음으로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그는 1991년 8월24일생이다. 서른한 번째 생일 다음날 시작한 이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첫날 임성재는 욘 람(스페인)과, 이경훈은 J T 포스턴과 경기를 벌인다. 셰플러와 캔틀레이는 마지막조로 편성돼 1라운드를 시작한다.
김경수 골프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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