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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동떨어진 품셈 기준, 불공정 거래관행 개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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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8-30 08:48:18   폰트크기 변경      
[인터뷰] 이상운 기초파일공사협동조합 초대 이사장

1980년대 방식 품셈, 현장 적용
적재 하중 기준도 과거에 머물러
항타ㆍ항발기업계 적자경영 지속

중기부 인가 ‘건설 1호’ 협동조합
기초공사 시장 구원투수로 등판
제도 개선ㆍR&Dㆍ인력 양성 집중


이상운 한국기초파일공사협동조합 이사장/ 안윤수기자 ays77@


[e대한경제=이계풍 기자] “현실과 동떨어진 기존 품셈 기준, 원청사와의 불공정 거래 관행 등이 항타ㆍ항발기업계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건축물을 땅과 단단하게 이어주는 기초공사의 핵심인 항타ㆍ항발기 시장에 ‘구원투수’가 등장했다. 한국기초파일공사협동조합이 그 주인공이다. 조합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이상운 영풍씨앤디 대표(사진)는 <e대한경제>와 인터뷰에서 “업계의 우려와 애로 사항에 즉각적인 대안을 도출할 수 있는 ‘해결사’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국내 대표 60여개 항타ㆍ항발기 업체가 대거 참여하는 한국기초파일공사협동조합은 ‘건설 1호’ 협동조합이다. 지난 6월 출범 후 전문건설 분야 16개 공종 가운데 유일하게 이달 9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다. 설립 1년 후인 2023년에는 중소기업중앙회의 정회원 가입 자격을 얻는다.

이 이사장은 “중기부 인가 협동조합은 아무래도 정부의 직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타 협단체보다 조합원사 권익보호에 유리하다”며, “앞으로 제도 개선을 비롯해 연구개발(R&D), 조종사 육성, 홍보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조합의 최우선 과제로 ‘항타 공정 품셈 현실화’와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을 꼽았다.

최근 항타ㆍ항발기 시장 곳곳에선 곡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건설산업의 고도화에 따라 업체별로 막대한 설비 투자를 단행했지만, 1980년대부터 멈춰선 품셈 기준과 도무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 불공정 거래 관행으로 적자 경영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를 대변할 협단체가 없었던 항타ㆍ항발기 시장에서 제값 받기란 ‘하늘의 별 따기’나 마찬가지다. 항타 공정은 지반ㆍ심도ㆍ장비(구경)별로 시공 난이도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공사비 책정의 기준이 되는 품셈의 부재로 불공정 거래가 관행처럼 굳어졌다.

이 이사장은 “1980년대 주먹구구식으로 마련된 품셈이 아직도 현장에 적용되는 상황이다. 고층건축물 건설을 위한 대심도ㆍ대구경 공사가 늘어남에 따라 업체들도 고가의 장비 구매를 위해 투자를 대폭 늘렸지만, 과거에 머물러 있는 사업비 때문에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조합은 품셈 현실화를 위해 발주청, 원청사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항타ㆍ항발기는 전체 27종의 건설기계 중 하중이 가장 많이 나가는 기종이다. 현장에 투입되는 항타ㆍ항발기의 평균 하중이 170여t에 달할 정도다.

항타ㆍ항발기는 차체가 워낙 크고, 속도가 느려서 직접 도로운행이 제한된다. 때문에 장비를 해체한 후 차량을 통해 운송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정부가 도로 운송을 허용하는 적재 하중 기준치가 턱없이 낮다는 점이다. 현행 적재 기준인 40t을 충족하기 위해선 장비 해체ㆍ조립에만 2주 정도를 소요해야 한다.

이 이사장은 “대부분의 사업자가 적잖은 과태료를 감수하면서까지 과적을 하는 것도 비현실적인 적재 기준 때문”이라며, “‘시간이 금(金)’인 사업자들에게 장비 운송을 위한 해체ㆍ조립 과정에만 보름 정도의 시간을 허비하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지적했다.

항타ㆍ항발기 조종사 등 전문인력 육성도 강조했다.

그는 “항타ㆍ항발기는 안전과 밀접한 작업 특성상 초보자의 진입과 외국인의 고용이 쉽지 않다. 현장 대부분에 평균 50대 후반의 조종사가 투입되는 이유”라며, “정부와 협업해 전문 조종사 육성 프로그램을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올라운드 플레이어(All-round Player)형’ 리더다. 공격과 수비에 모두 능통한 스포츠 선수처럼 현장 경험은 물론 협단체 운영 능력까지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자사를 국내 열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항타ㆍ항발기업체로 성장시켰고, 최근 2년간 대한기초사업자협의회 회장직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계풍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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