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ㆍ의료폐기물 소각 1위, 수처리 2위 환경시장 터줏대감…신재생에너지까지 영역 넓혀
2026년 IPO 목표…덩치 키우고 안전경영∙준법경영 강화
[e대한경제=채희찬 기자]
“합병을 통해 매립, 소각, 수처리 등에 걸쳐 전국구 폐기물 클러스터를 구축한 에코비트는 추가적인 폐기물 기업 인수로 덩치를 키우고,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경영체계 도입으로 내실을 다져나갈 것이다”.
최인호 에코비트 총괄대표가 합병 법인 출범 1주년을 맞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사옥에서 |
국내 최대 종합환경기업 에코비트의 최인호 총괄대표는 합병 법인 출범 1주년을 맞아 이 같이 밝혔다. 에코비트는 수처리 사업에 강점을 지닌 TY홀딩스의 TSK코퍼레이션과 소각사업에 강점을 가진 ESG(Eco Solution Group)가 합병하며 지난 해 10월 출범했다. 지난 해 기준 연 매출은 8158억원을 기록했다. ‘에코비트’는 환경을 뜻하는 ‘Eco’와 궤도를 의미하는 ‘Orbit’을 더해 지구가 궤도를 순환하듯 깨끗하고 건강한 선순환 구조의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CI의 나뭇잎 모티프 또한 자연과 순환의 이미지를 담아 만들어졌다.
최인호 총괄대표는 “건설사에서 근무할 때는 토목본부를 담당하며 국가의 뼈대를 만든다는 보람이 있었다면, 환경기업을 경영하면서는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최고의 환경기업을 잘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책임감도 막중하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단국대학교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1985년 태영건설에 입사한 뒤 건설업 외길을 걸었다. 지난 2020년까지 태영건설의 토목본부 부사장을 역임하고 2021년 에코비트 출범 직전 대표이사로 취임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국내 환경시장은 크게 폐기물 시장과 하폐수처리 시장으로 나뉜다. 2020년 기준 폐기물 시장은 25조원, 하폐수처리시설 운영시장 규모는 5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그 동안 국내 환경시장은 중소기업 위주로 운영돼 왔으나, 지난 2020년부터 SK에코플랜트, IS동서 등의 대형건설사들이 관련 기업을 인수하고 에코비트가 출범하며 빅3 체재로 재편됐다.
최 대표는 “미국 폐기물시장은 이미 대형화, 효율화로 폐기물 처리 관련 상위 4개 기업이 시장의 57%를 차지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폐기물 시장 또한 비슷한 흐름을 타고 대형기업 중심으로 흘러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에코비트는 국내 매립시장 1위, 의료폐기물 소각시장 1위, 수처리시장 2위를 기록하며 국내 환경시장을 이끄는 대표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에코비트는 △그린(매립) △에너지(소각) △워터(수처리) △미래사업(도시광산 등) 등 4개의 BU(Business Unit)로 운영되고 있다. 그린BU는 산업폐기물 매립사업을 수행하며, 전국에 최대 잔여 용량을 보유한 8개의 매립장을 직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에너지 BU의 소각사업은 의료폐기물과 산업폐기물을 안전하게 태워 부피와 무게를 줄이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 에너지를 스팀 공급 및 발전 등에 재사용한다. 에코비트는 단순 소각회사뿐만 아니라 의료폐기물 멸균처리업체와 수집운반업체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워터 BU는 회사의 근간으로 환경기초시설 운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700여 개의 수처리 사업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 수처리약품을 생산ㆍ판매하는 환경소재 사업도 펼치고 있다. 미래사업 BU는 회사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진다. 폐기물에 축적된 금속자원을 회수해 재가공하는 도시광산 및 군부대 및 공공부지 등의 오염된 토양을 되돌리는 토양정화 사업 등이 있다. 특히 도시광산 사업을 하는 자회사 에코비트프리텍은 2차전지 재활용에 필수적인 블랙파우더 제조를 주요사업으로 한다.
최 대표는 “환경시장 중에서도 폐기물 시장은 폐기물을 소각ㆍ매립하는 다운스트림과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업스트림 시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며 “에코비트는 출범 후 명성환경, 영천에코, 동명테크 등의 소각ㆍ매립업체를 인수하며 기존 다운스트림 시장 기반 사업을 강화하고, 에코비트프리텍의 2차전지 설비 증설에 투자하며 업스트림 시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에코비트는 ‘국내 선호도 1위 환경기업, 2026년 기업가치 5조 국내 상장사’라는 비전을 갖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철학을 담은 핵심가치와 경영방침을 도입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가 도입한 핵심가치는 ‘SuFE(숲에)’로 요약된다.
‘SuFE’는 지속(Sustainability), 공정(Fairness), 효율(Efficiency)에서 앞 글자를 따와 만들었다. 최 대표는 “환경산업은 자연정화 능력의 유한성과 정화능력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안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꾸려져야 한다”며 “경영자로서 공정과 정의를 원칙으로 단순 업무처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균형 잡히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SuFE라는 핵심가치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뜨거운 마음으로 안전(Health & Safety), 준법(Ethics), 책임(Accountability), 신뢰(Reliability), 혁신(Transformation)을 실천하자는 의미의 경영방침(HEART) 또한 최 대표가 도입했다. 최 대표는 안전경영과 준법경영을 강화하는 것으로 HEART 실천의 첫 발을 뗐으며, 담당 임원을 선발해 사내 조직을 강화하고 관련 제도를 만들고 있다.
안전경영 실천을 위해 안전보건 방침과 목표를 세우고 매달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안전점검의 날을 실시하고 있다. 안전점검의 날에는 현장상황을 체크하고 적극적인 안전사고 예방활동을 펼친다. 또 사업소 및 본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매 분기 산업안전교육을 의무화해 전 직원의 안전보건의식을 높이고 있다.
준법경영 부문에서는 반부패 ∙ 공정거래 ∙ 환경법령 준수 등과 관련된 사내 정책을 만들고, 임직원 준법 교육을 정례화했다. 임직원 및 외부 관계자가 위법사항을 익명으로 제보할 수 있는 핫라인 제도를 운영 중이며, 본격적으로 ESG경영체계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R&D 역량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에코비트는 이달 초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반산업단지 내에 연구소 건설을 시작했다. 이는 지하 4층, 지상 5층, 연면적 1만3084㎡ 규모로 파일럿 플랜트를 포함한 연구시설과 실험실, 사무실 등을 포함한다. 새 연구소는 2024년 완공 예정으로, 에코비트는 연구소 완공 이후 흩어져 있는 자회사들의 연구시설을 한데 모아 연구 효율을 높이고 혁신적인 환경 신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에코비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풍 힌남노로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 주민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에코비트와 자회사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환경사랑봉사단’은 지난 9월 말 문정동 사옥 일대에서 조깅과 환경정화를 함께하는 ‘줍깅 캠페인’을 펼쳤다. 일회용 플라스틱컵을 화분으로 만드는 ‘재활용 가드닝’, ‘지역 아동 패딩 지원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실시하며 나눔경영을 실천했다.
아울러 전국 각지에 위치한 사업소별 농번기 일손돕기,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한 장학금과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금 기탁 등 지역사회와 상생을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미래 환경인재를 육성하고 지역사회 고용 창출을 위해 국립 한경대, 계명문화대 등과 함께 다양한 산학협력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최 대표는 “기업에 있어 성장과 이윤 추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회공헌 및 환경인재 육성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놓치지 않고 다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약력] 최인호 에코비트 총괄대표
△1958년생 △서울고·단국대 토목공학과 졸업 △1985년 태영건설 입사 △태영건설 토목영업팀 상무 △2020년 태영건설 토목본부 부사장 △2021년 에코비트(前 TSK코퍼레이션) 사장
채희찬기자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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