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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평축협 조합장 도전 정규성 전 수석이사 “양평 축산은 경축순환농업이 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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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0-17 24:58:37   폰트크기 변경      
“식수를 먹는 쪽에서 지원은 당연”… “장비 사용료와 인건비 지원 필요”

내년 3월 양평축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정규성 전 양평축협 수석이사. /사진: 정 전 이사 측 제공


“씨를 뿌리고 가꾸는 ‘경종(耕種)농가’와 가축을 키우는 ‘축산농가’가 계약을 체결한 뒤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축분을 경종농가에서 퇴비로 사용하고 경종농가에서 볏집, 호맥, 옥수수 같은 걸 재배해 놓으면 축산 농가가 구입해 사료로 먹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내년 3월 양평축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정규성 전 양평축협 수석이사는 지난 12일 가진 인터뷰에서 ‘축분비료공장’의 보완책으로 역점을 두는 ‘경축(耕畜)순환농업’ 원리를 이같이 설명한 뒤 “양평 지역은 서울시민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상수원이라는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그쪽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이사는 “경축순환농업은 결과적으로 축분을 그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해소하는 방식으로, 축분 처리를 위한 획기적인 대안이다”면서 “대신에 식수를 먹는 쪽에선 우리를 지원해 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이사는 “퇴비는 그냥 놔두면 발효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섞어주고 뒤집어줘야 하는데 축산농가가 이런 장비를 장만하려면 수백, 수천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갖추기 어렵다”면서 “장비 사용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행정당국에 주문했다.

이어 “퇴비가 만들어지면 논밭에 골고루 뿌려야 하는데, 당국이 퇴비 살포기 사용을 위한 경비를 지원해주면 ‘냄새 난다’면서 자꾸 민원 들어가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양평군에 축산물마트가 없는데 만들어야 한다”면서 “양평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은 축협을 통해 모두 판매가 돼야 하고, 군 급식이나 학교 급식까지도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이사는 ‘축분’ 없는 축산으로 ‘양봉’을 지목한 뒤 “양봉 농가를 위해 기술지도를 할 수 있는 전문직 직원이 축협에 필요하다. 양봉 기자재도 지원해야 한다”고 사실상 공약을 밝혔다.

다음은 정 이사와 가진 일문일답.


양평군 축산업의 지역적 특징은?
“양평군에서 축산은 살아남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 이유는 여기가 서울시민들의 식수를 제공하는 상수원보호구역으로서, 친환경농업특구로 지정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일부 주민들은 이상한 선입견을 갖고 있다. 소 돼지 닭이 모두 분뇨를 배출하다보니 ‘오염을 시킨다’, ‘냄새가 난다’ 그러지만, 우리 축산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축산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우리는 복합영농을 하기 때문에 벼농사도 같이 하고 있다. 사실 물을 가장 오염시키는 건 화학비료다. 저희는 화약비료를 안 쓴다. 가축분을 갖다가 퇴비를 만들어 토양으로 환원시키기 때문에 물도 깨끗이 하고 가축도 잘 키운다. 이처럼 복합영농을 지금도 하고 있지만, 문제는 그렇게 하려니까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왜냐면 정부에서 정한 ‘부숙도 검사’라든가 또 여러 가지 규제가 있어 양평에서 축산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축협의 역할은?
“축협이 축산인들의 어려움을 해소해줘야 하는데 쉽지 않다. 양평에 농협은 7개가 있는데, 축협은 하나밖에 없다. 우선 축협은 축분비료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축협이 퇴비를 제조해서 다시 농가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이 공장은 옥천면에 하나뿐이다. 양평군에서 나오는 전체 축분 양의 10% 내지 15% 정도 감당하는 것으로 안다. 앞으로 처리량을 확대하는 것이 과제다. 그러기 위해선 공장을 더 지어야 하는데, 혐오시설로 인식돼 ‘내 동네는 무조건 안돼’라는 입장이어서 어려움이 많다. 현재로선 기존 공장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

다른 대책은 없나?
“ 보완책으로 제가 역점을 두는 게 ‘경축순환농업’이라는 것이다. 이는 씨를 뿌리고 가꾸는 ‘경종(耕種)농가’와 가축을 키우는 ‘축산농가’가 계약을 체결한 뒤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축분을 경종농가에서 퇴비로 사용하고 경종농가에서 볏집, 호맥, 옥수수 같은 걸 재배해 놓으면 축산 농가가 구입해 사료로 먹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축분을 그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해소하는 방식이다. 축분처리를 위한 획기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쉬운 건 아니지만, 서울시민들에게 식수를 제공하는 상수원이라는 지리적인 여건 때문에 그쪽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 대신에 식수를 먹는 쪽에선 우리를 지원해 줘야 하는 건 당연하다. 우리 양평 축산인들은 진짜 물을 깨끗하게 보호하기 위해 축분 한 덩어리도 오염 안 시킨다.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데도 행정 당국은 계속 단속을 하면서 축산을 못하게 억압하고 있다. 민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렇다. 특히 양평에 도시민들이 들어와서 살고 있으니 더욱 그렇다.”

어떤 가축을 키우나?
“저는 낙농과 한우를 같이 하고 있다. 젖소는 100두 정도, 한우는 20두 정도 된다.”


양평축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정규성 전 양평축협 수석이사가 '경축순환농업'을 실시하고 있는 축사와 논밭 현장. /사진: 정 전 이사 측 제공


복합영농을 하신다고 했으니 벼 농사는 얼마나?
“벼농사는 2천여 평으로, 많이 안 짓는다. 거기다가 조사료(粗飼料) 확보를 위해 사료용 옥수수를 심는다. 옥수수 알갱이와 옥수수대를 모두 사료로 쓴다. 양평군에선 농기계임대사업이 잘돼 조사료 수확기인 ‘자주식 베일러’를 여섯 대 보유하고 있다. 옥수수 수확을 해서 덩어리로 랩핑까지 해준다. 그걸 ‘사일레지’라고 한다.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우분(牛糞)과 옥수수 조합으로 경축순환농업을 하는 사례인가?
“그렇다. 지금 사료 값이 너무 비싸지 않나. 건초값이 정말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진짜 어려움이 많다. 그런 면에서 경축순환 농업을 확대할 필요가 더더욱 있다.”

경축순환농업 확대에 어려움은 무엇인가?
“경축순환농업을 위해선 경종농가와 축산농가가 MOU를 체결해야 하는데, 그 사후 관리를 우리 축협에서 해줘야 한다. 왜냐면 축산농가의 퇴비장에 있는 퇴비를 그냥 놔두면 발효가 되지 않는다. 섞어주고 뒤집어줘야 공기가 들어가서 발효가 된다. 그래야 냄새도 줄어들고 수질 오염도 되지 않는다. 발효가 되면 유해균들이 없어지고 유익균들이 생기기 때문에 그게 토양 미생물과 만나서면 땅이 비옥하게 된다. 논에 들어갔을 때는 물벼룩 등이 생겨 민물고기들 먹이도 생산하게 된다.


옛날에 이런 얘기도 있지 않았나. 가을에 소똥을 가마니에 담아가지고 개울에 던져 놓았다가 나중에 건져보면 미꾸라지가 가득하다고.. 화학비료는 산성이지만 이건 알카리성이다. 대신에 발효 기간이 엄청 오래 걸린다. 최소한 6개월 정도 부숙이 돼야 된다.

이를 위해선 로터리교반기, 콤포스트, 송풍기(부로아설치) 등이 필요한데, 일반 농가에서 이런 장비를 장만하려면 수백, 수천만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갖추기 어렵다. 그래서 원시적인지는 모르겠지만 포크레인(굴삭기)로 대신하고 있다. 그마저도 농가가 개별적으로 하려니까 너무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나. 그래서 현장에선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사후관리를 축협이 할 수는 없나?
“지자체라든가 한강유역환경청이라든가 이런 데서 조금만 신경을 써주면 가능한 일이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보조금을 의미하나?
“그렇다. 포크레인 같은 장비 사용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축협이 하루에 5~6 농가씩 돌면서 뒤집기 작업을 해주면 된다. 하루에 사용료가 60만 원 정도 되는데 그것의 70% 정도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 한 농가당 10만원 정도 드는데, 70%면 7만원 지원해주는 꼴이다. 월 1회 정도 뒤집어주면 된다.

퇴비가 만들어지면 논과 밭에 골고루 뿌려야 하는데, 퇴비 살포기는 대부분의 축산 농가에 많이 있다. 때문에 유류비와 인건비 같은 경비를 조금 지원해주면 좋겠다. 이런 게 제도화된다면 ‘냄새 난다’면서 자꾸 민원 들어가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양평 축협의 조합원은 얼마나 되나?
“우리 조합원이 한때 2300여명 됐는데, 축산 농가 일제 정리를 하면서 약 1500명 제명 처리됐다. 이제는 약 840명 정도 된다. 축산을 하면 축산 경영체가 등록이 되는데, 경영체 한 곳 당 조합원 한 명만 인정해주는 바람에 축산 일을 같이 해온 부모, 아내, 자식 등 가족들이 인정을 못 받은 것이다.”

축협 현직에 있을 때 성과를 소개한다면?
“이사로 있으면서 군청 앞에 있던 축협 본점을 현 위치로 이전시켰다. 구 본점은 거의 30년 이상 사용해 건물이 낡고 주차공간도 없어 조합원들의 접근성이 좋지 않았다. 새 본점으로 이전하니 주차 공간도 넓어지고, 새 건물이어서 양평 관내에 상인들과 조합원들이 많이 찾고 있다. 복지 분야에선 학교 장학금도 증액을 시켰다. 대학생 1인당 150만 원씩 지급하는 것도 제가 임원일 때 만들어졌다. 또 조합원 건강검진도 시행하고 있다.”

축산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저는 초·중·고등학교를 이곳 지평에서 나왔다. 1985년도에 농업경영인, 옛 농업후계자라고 하는데, 그 자금을 받아서 한우와 돼지를 먹이기 시작했다. 1989년도에 결혼을 하고 아내가 오면서 아내가 낙농을 시작했다.”

낙농 수입은 안정적인가?
“한 달에 두 번씩 보름 간격으로 급여가 나온다. 유대(乳代)라고 했는데, 우윳값이다. 그러면 집안에 현금이 잘 돌게 된다. 이후 1996년도에 서울우유 양평군 낙우회장이 되면서부터 조직 일을 시작했다. 97년에는 양평군 낙농연합회를 구성해 초대회장이 됐다. 연합회를 만든 이유는, 개인이 지자체를 상대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연합회 활동을 하면서 양평군에서 낙농 환경이 획기적으로 달라졌다. 군에서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바닥에 까는 톱밥, 사료를 먹을 때 자동으로 목을 잡아주는 목걸이, 환풍기,자동급이기, 낙농시설물등 같은 시설물도 지원받았다.

처음에는 많이 어려웠는데 제가 2003년까지 6년간 회장 일을 하면서 자리를 많이 잡았고, 후임 회장들도 지금 잘 하고 있다.”

양봉도 축산의 영역인가?
“그렇다. 우리 축산 농가로선 축사를 못 짓게 하기에 또다른 축산인이 양봉에 관심을 갖게 됐다. 양봉은 벌 10통(군) 이상만 해도 조합원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도시양봉’이라고 해서 도시에서도 할 수 있다. 우리 조합원 중에 200여 농가가 양봉을 한다.

양봉 농가를 위해선 기술지도를 할 수 있는 전문직 직원이 필요한데 축협에 없다. 앞으로 만들어야 한다, 양봉 기자재도 구비하고 지원해야 한다.

축산물 판로는 원활한가?
“우리 양평군에 축산물마트가 없어서 그걸 만들어야 한다. 다른 지역에선 농협 하나로마트 안에 있지만, 우리 양평에는 하나로마트와 상관 없이 축협이 따로 만들 필요가 있다. 왜냐면 소 돼지 닭 계란 꿀 등 양평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은 다 우리 조합원이 만드는 것인데, 키우기만 했지 누가 팔아주는 사람 없다.


지금 하나로마트에서 판매되는 소 돼지 닭 등은 양재동 하나로마트 본점을 통해 내려오기 때문에 지역 생산물이 아니다. 우리 양평에서 생산되는 축산물은 축협을 통해 모두 판매가 돼야 하고, 하나로마트에도 우리 축산물을 납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걸 통해 군급식이나 학교 급식까지도 갈 수 있다.”

축산농가는 개별적으로 판로를 갖고 있나?
“그렇다. 지금은 음성, 안성, 도드람 이런 도축장으로 계통출하 하고 있다. ‘물맑은양평한우’ 몇 천 두만 이제 관리를 좀 하는데 그것으론 부족하다. 꿀벌도 축협에서 수매를 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다축종이 우리 축협을 통해 활성화될 수 있는 것이다.”


정규성 전 양평축협 수석이사가 조정하는 드론이 벼가 자라는 논에 친환경약제를 살포하고 있다. /사진: 정 전 이사 측 제공


명함에 보니 ‘양평군 드론 연합회 공공지원단장’이란 직함이 있는데, 무슨 일을 하나?
“연합회에서 공동으로 드론을 2대 구입했다. 드론 조종도 익혔다. 시골에 다들 연로하셔서 드론으로 소독약이나 비료, 친환경 농약 등을 대신 살포해 드린다. 농협과 계약을 해서 조합원들 논밭에 뿌려주니까 다들 좋아한다.”

‘양평군 기본소득위원회 위원’이란 직함은?
“농민기본소득이라고 있지 않나. 월 5만원인데, 양평군은 주민 발의로 만들었다. 군에서 안해 농업인단체 회장들이 다니면서 서명 받아 조례를 발의했고, 군의회를 통해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 조례를 제정했다. 주민 발의는 2000명 이상 서명만 받으면 되는데 실제로는 전체 3600명의 서명을 받았고, 유효표는 2700여표 됐다. 어르신들이 나만 보면 고맙다고 하신다.”

한농연 활동도 하나?
“그렇다. 우리 농업경영인들이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양평은 76%가 산이기 때문에 가을에 겨울에 산불 예방이 중요하다. 농가에서 들깨대, 참깨대, 고추대 같은 것을 소각하려고 불티가 튀어 산불이 나곤했는데, 읍.면 농업경영인이 트랙터를 돌려서 파쇄작업을 해주고 있다. 그런 뒤로 우리 양평에는 산불이 안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찾아서 봉사하고 있다.”



권혁식 기자 kwo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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