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원당농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이창림 전 감사가 자신의 고추밭에서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이 전 감사 측 제공 |
“정보와 권한을 독점해 1인이 농협 조직을 독점 운영하고 좌지우지하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미래는 자율과 창조 그리고 조화의 시대입니다.”
내년 3월 원당농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이창림 전 감사는 원당농협의 시급한 현안으로 ‘대대적인 경영 혁신’을 꼽은 뒤 “미래의 지도자는 창조와 조화를 이끌어내는 균형의 조정자”라고 조합장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상임이사’에 대해 “(조합장은) 고액연봉의 전문경영인인 상임이사의 책임있는 소신경영을 보장해야 한다”면서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정치적 결탁 및 대립으로 책임자가 농협운영에 오히려 누를 끼치는 일을 방지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관내에 창릉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기회다”면서 “창릉신도시에 신용점포를 포함한 대형 로컬푸드 매장을 개설해 조합원들의 생산농산물 대부분을 판매해야 한다”며 점포 및 매장 증설 필요성을 지적했다.
이 전 감사는 “로컬푸드의 가장 큰 문제인 재고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재고는 농가 수입문제와 함께 의욕저하로 이어진다. 또한 농가들에게 날짜만 바꾸어 파는 부정의 유혹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농협운영 전반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면서 “정보제공 부족과 폐쇄적인 운영으로 임원과 대의원들이 안타깝게도 ‘허수아비’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개선 의지를 보였다.
이 전 감사는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에 있는 두부가공공장과 관련, “기린원당 조합공동법인의 두부가공사업은 전문경영컨설팅업체로부터 근본적이고 세밀한 경영컨설팅을 다시 받아야 한다”면서 “그 자료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원당 관내로 환원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당농협이 다른 농협과 비교해 잘하고 있는 사업은 농기계 임대사업과 농작업대행사업을 하는 것”이라면서 “일손이 덜 가는, 주로 콩 같은 일부 작물에 제한적으로 이뤄지는데 앞으로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원당농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이창림 전 감사(왼쪽)가 국화 화훼농가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 이 전 감사 측 제공 |
원당농협의 특징은?
“원당농협은 대부분의 수도권 농협이 그렇듯이 도·농 복합형 농협이다. 특이한 점은 고양시가 화훼농업의 중심지로서 화훼산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이 많아지고 화훼농업이 발전하게 됐다는 것이다. 우리 원당농협 조합원들 중에도 꽤 많은 숫자가 화훼생산 시설농업과 유통 등 화훼 관련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 농협과는 다르게 9개 작목반 중 화훼 작목반이 3개 작목반으로 화훼농가 비중이 큰 것이 특징이다. 또한 1994년부터 원당농협은 두부가공공장을 운영해 왔다. 원당농협하면 두부로 인식될 만큼 두부생산 농협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원당농협 조합원 수는?
“2022년 9월말 현재 1969명이다.”
원당농협에서 어떤 일을 하셨나?
“대의원과 이사, 감사를 역임했다. 임기 3년인 감사를 연임했는데, 연임 2년 차인 2019년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임기 1년을 남기고 사퇴를 했다.”
감사로 재임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감사 보고서를 대의원들에게 직접 배부한 일이다. 내가 대의원 시절에 감사보고를 하는 감사에게 감사보고서를 달라고 했으나 총회석상에서 대외비라고 거부된 적이 있었다. 감사 보고서는 압축요약이 잘 돼 있어 대의원들이 이해하기가 쉽다. 감사의견 또한 정확히 전달될 터인데도 대의원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결산서류만 주고 감사 보고서를 낭독한 뒤 질문을 받았다. 교육지원 사업비의 세부지출 내역도 없었다. 대의원들이 질문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감사가 된 뒤에 이를 개선한 것이다. 대부분의 농협들이 그렇듯이 아직도 폐쇄적이고 투명하지 않은 농협의 한 단면이다.”
원당농협의 주요 현안을 소개한다면?
“원당농협이 2019년도에 강원도 인제군 기린농협과 조합공동사업법인을 설립해 공동투자로 기린농협의 두부가공공장을 인수하면서 1994년부터 운영해오던 원당두부가공공장을 그 쪽으로 옮겼다. 문제는 법인이 양 농협 조합장과 이사 각 1명, 감사 각 1명에 원당농협 선임 대표이사(원당농협 직원), 기린농협 선임 총괄본부장과 사외이사 1명의 이사회로 운영되는데, 지난해에 일부 이·감사가 대표이사, 총괄본부장을 형사고발했던 것이다. 올해 7월에 이들은 무혐의 처리됐다고 한다.
대표나 직원에 대한 상벌을 이사회나 법인 명의가 아닌 일부 이·감사가 단독으로 한 것은 이사회 운영의 문제일 수밖에 없고, 그 고발로 인해 올해 초 대표이사와 총괄본부장은 교체됐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올해 6월말 반기순익이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어 들었다.
선임된 새 대표이사는 두부사업이나 공장운영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다. 지난해 이·감사의 고발시 농협중앙회 감사가 있었는데 당시 감사를 맡았던 농협중앙회 강원도지역본부 감사담당관이 새 대표이사라고 한다. 이는 여러 가지 의혹을 낳는 것은 물론, 원당농협의 지휘통제 및 관리감독권이 더욱 위축되고 기린농협에 의존해 경영권이 행사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대책은 있나?
“기린원당 조합공동법인의 두부가공사업은 전문경영컨설팅업체로부터 근본적이고 세밀한 경영컨설팅을 다시 받아야 한다. 그 자료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원당 관내로 환원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재설계가 필요하다. 접근성과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는 지금의 두부가공사업은 대안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본다.”
내년 3월 원당농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이창림 전 감사(오른쪽)가 장미 화훼농가를 방문해 현안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 이 전 감사 측 제공 |
원당농협에서 잘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한다면.
“원당농협이 다른 농협과 비교해 잘하고 있는 사업은 농기계 임대사업과 농작업대행사업을 하는 것이다. 농기계 임대사업은 2019년도 조합장 선거 때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기계 임대상황을 보고 내가 약속했던 공약이었는데, 현 조합장이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트랙터, 포크레인, 관리기 등 원하는 조합원에게 교육을 시키고 저렴한 비용으로 농기계를 빌려 쓰게 하는 사업이다.
또한 농작업 대행은 농협이 장비를 갖춰놓고 사람을 고용해서 밭을 갈아 심어주고 소독하고 수확해 주는 것이다. 원하는 조합원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농사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다. 일손이 덜 가는, 주로 콩 같은 일부 작물에 제한적으로 이뤄지는데 앞으로 더욱 확대해야 한다.”
콩농가 특성 상 이런 농협 역할이 더욱 필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 콩농사처럼 유휴지를 이용하는 소농이나 경작하기 어려운 땅에서 농사짓는 사람, 또 겸업으로 농업을 하는 사람들은 전문지식이나 장비가 없어 농사짓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합법적으로 농업인이고 조합원자격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이 이런 농기계 대여, 농작업 대행 등이다. 모든 작물에 다 해줄 수는 없지만 가능한 한 농협이 관심갖고 더욱 확대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또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이 있다면?
“첫째, 신용점포 및 로컬푸드 매장 증설을 꼽을 수 있다. 관내에 창릉신도시가 개발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기회다. 창릉신도시에 신용점포를 포함한 대형 로컬푸드 매장을 개설해 조합원들의 생산농산물 대부분을 판매해야 한다.
그리고 로컬푸드의 가장 큰 문제인 재고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재고는 농가 수입문제와 함께 의욕저하로 이어진다. 또한 농가들에게 날짜만 바꾸어 파는 부정의 유혹에 빠지게 하기도 한다. 재고 처리는 어떻게 해서든지 좋은 방법을 찾아 해결해 줘야 한다.
둘째, 농협운영 전반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정보제공 부족과 폐쇄적인 운영으로 임원과 대의원들이 안타깝게도 ‘허수아비’라는 소리를 듣게 되기도 한다. 그것은 몰라서 말 못하고 참여하지 못하는 데서 나오는 현상으로, 주인이 주인 역할를 못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조합원들은 물론 대의원들까지도 자신들이 쓰고 받아야하는 교육지원 사업비의 예결산 세부내역을 모르고 지나간다. 이러한 예결산 수립 및 집행에 투명한 정보제공으로 두부공장과 같은 의혹과 불신의 사업운영이 없어지고 주인이 허수아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대대적인 경영 혁신이다. 금융환경, 기후변화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조합원들께는 여·수신 우대금리를 더욱 확대 적용해 농가수익을 높이고 대출금이자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직원들에게는 봉사정신과 책임감을 부여함과 동시에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로 직원들의 의욕과 사기를 높여야 할 것이다. 고액연봉의 전문경영인인 상임이사의 책임있는 소신경영을 보장해 조합장과 상임이사의 정치적 결탁 및 대립으로 농협운영에 책임자들이 오히려 누를 끼치는 일을 방지하는 것도 시급히 해야 할 일이다.
정보와 권한을 독점해 1인이 조직을 독점 운영하고 좌지우지하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래는 자율과 창조 그리고 조화의 시대다. 미래의 지도자는 창조와 조화를 이끌어내는 균형의 조정자인 것이다. 협동조합의 근본이념인 공정한 협동과 분배를 통한 발전을 이루어야 할 것이다.”
내년 3월 원당농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이창림 전 감사가 자신의 배추밭에 들러 생육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이 전 감사 측 제공 |
농업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저는 화훼농가로 시작했다. 화훼를 하면서 경영난도 겪고 고생도 많이 했지만 나중에 국화 수출에 성공하고 꽤 많은 성과를 거둬 경영 안정화를 이뤘다. 지역 국화 농가들에 신품종을 보급하고, 국화 재배기술전파에도 선도적으로 앞장서는 노력을 했다. 그러는 사이에 농민단체인 (사)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한농연)에 가입해 원당지구 회장, 고양시회장, 경기도 감사까지 역임하면서 농민운동에 앞장섰다.
도중에 고양시 회장 때인 2013년에는 농업용 전기인상문제로 한전과 부딪힌 일이 있었다. 농업용 전기인상은 화훼농가가 큰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당시에 ‘전기료폭탄’을 맞았던 농가들이 꽤 많아서 시위가 있었다. 그 때 ‘농업용전기 고양파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한전과 많이 격돌했는데 방송에도 나왔다. 결국 인상 속도를 늦춰서 단계적으로 가게 됐다.
또한 2013년도에 한국농업경영인 경기도 대회를 고양시 연합회 역사상 처음으로 일산에서 개최해 성공리에 마쳤다. 고양시 연합회 위상을 높이고 회원들을 단합시켜 침체되었던 연합회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됐다.”
권혁식 기자 kwo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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