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인수한 일론머스크 CEO. 사진: 연합뉴스 |
[e대한경제=김민수 기자]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 인수 후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수 직후 핵심 경영진을 해고하고 비상장회사 전환을 위한 상장폐지를 신청한 데 이어 퇴출된 계정 복구를 재검토하는 ‘콘텐츠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머스크는 29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위터는 폭넓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콘텐츠 관리위원회를 구성하겠다”며 “위원회가 소집되기 전에는 어떠한 중요한 결정이나 계정 복구 조치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소하고 의심스러운 이유로 정지된 사람은 누구라도 트위터 감옥에서 풀려날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콘텐츠 관리위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 복구 문제 등을 다룰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지지자들의 연방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폭력 선동 사유로 트위터에서 퇴출당했다.
당시 머스크는 트위터의 콘텐츠 통제를 비판하면서 계정 영구 금지, 트윗 삭제 등의 조치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면서 트위터 인수 시 트럼프 계정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제 제정신인 사람이 트위터를 소유하게 됐고, 극좌 정신병자와 미치광이가 더는 (트위터를) 운영하지 않게 돼 매우 기쁘다”며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를 환영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직후 파라그 아그라왈 CEO,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데 최고법률책임자(CLO) 등 기존 핵심 경영진을 해고하며 트위터 경영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에 해고된 이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가짜 계정을 문제 삼으며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했을 때 그를 강도 높게 비판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결국 쫓겨났지만, 적대적 인수·합병(M&A) 시 경영진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명시한 ‘황금 낙하산 조항’(golden parachute provisions) 덕에 수백억 원씩을 챙길 전망이다. 파라그 아그라왈 전 트위터 CEO와 네드 시걸 전 CFO는 각각 387만달러(551억원), 254억달러(362억원)를 받을 것으로 전해진다.
트위터를 비상장회사로 전환하는 작업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폐지를 신청함에 따라 트위터 주식 거래는 중단됐고 11월 8일 상장폐지가 완료될 전망이다.
머스크는 앞으로 트위터를 기반으로 ‘엑스’(X)라는 명칭의 새로운 슈퍼 앱도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그는 메시징과 결제, 온라인 쇼핑, 원격 차량 호출 등 광범위한 기능을 한꺼번에 제공하는 슈퍼 앱을 강조해왔다. 머스크는 “트위터 구매는 모든 것의 앱인 엑스를 만들어내는 촉진제”라며 트위터 인수 후 엑스 개발 속도가 3∼5년 정도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수기자 k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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