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흥조 전 양동농협 감사가 양동면 쌍학리 부추농가에서 부추출하작업 일손돕기를 하고 있다. /사진: 박흥조 전 감사 측 제공 |
“양동농협 구성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고 모든 분야에서 업무 경험을 쌓은, 추진력 강한 개혁 리더십이 차기 조합장에게 요구되고 있습니다.”
내년 3월 양평군 양동농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하는 박흥조 전 양동농협 감사는 4일 <대한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차기 조합장이 갖춰야할 자질에 대해 이같이 말한 뒤 “제가 조합장이 되면 임기 내 예수금 2000억원, 대출금 2000억원을 목표로 정하고 서울 등 수도권을 발로 뛰면서 예금과 대출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감사는 양동부추와 관련, “부추 생산량이 계속 늘어날 건데 출하처를 더 개척해야 한다”면서 “수년 전부터 거래가 끊긴 안성물류센터에 납품을 재개해야 하고, 또 농가에 생산보조금을 지원해 구리시장에도 입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에서 33년간 근무한 ‘정통 농협맨’이다. 중간에 양평농협(5년6개월) 등 이웃 농협 근무기간을 빼면 양동농협에서만 26년간 근무했다. 2006년 양동농협으로 다시 돌아와 줄곧 근무하다가 정년을 3년 앞둔 2019년 명예퇴직한 뒤 양동농협에서 감사를 맡아왔다. 감사 임기는 내년 1월말까지이지만, 지난 11월말 조기 사임했다.
양동농협의 지역적 특색은
“양동농협은 판매사업을 활성화해 농협 본연 업무에 충실하다고 자부한다. 양동면에선 부추가 대표적인 농산물이다. 출발은 1997년 다섯 농가가 재배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26년간 이어오면서 대략 17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대표적인 작물이다. 양동농협 조합원이 9월 말 기준으로 1525명인 점을 감안하면 부추재배농가는 전체의 11% 정도 차지한다.
부추는 올 들어 지금까지 약 185억 정도 출하했다.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으로 주로 가고, 대구청과시장으로도 일부 가고 있다. 양동부추가 유명하다 보니까 다른 곳 부추보다 한 단당 백 원 내지 이백 원은 더 받는다.”
대구청과시장으로는 어떻게 출하하게 됐나?
“부추가 서울 가락시장으로만 가다 보니까, 예전에는 오이 같은 것도 그랬는데, 대구 상인이 올라와서 사가는 일이 생겼다. 그러다가 유통단계를 줄이는 차원에는 이제는 아예 대구로 바로 5톤 차 물량이 내려간다.”
양동부추는 어떻게 유통되고 있나?
“과거에 안성물류가 처음 생겼을 때 우리 농협에서 공동출하해 안성물류에 납품했었다. 그게 단가도 잘 받고 그랬다. 그런데 가락도매시장에서 우리 상품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지금은 가락도매시장을 바로 이용하고 있다. 출하 집하장에 차가 대기하고 있으면, 농민들이 아침에 부추를 베어 작업을 한 뒤 모두 가지고 나와 차에 싣는다. 매일 작목반 차 4~5대 정도가 서울로 올라간다.”
농협의 역할은?
“부추 출하 대금이 농협으로 들어온다. 우리 농협 판매계가 각 출하 농민들한테 정산을 해준다. 수수료를 조금 받는데 그건 나중에 환원을 많이 해드린다. 예컨대 박스 보조라든가 친환경 자재라든가 이런 걸로 다시 조합원들한테 환원해드리고 있다.
양동부추가 유명한 이유는?
“상인들과 소비자들이 평가하길, 오래 놔둬도 맛이 변하지 않고 저장성이 좋다고 한다. 제가 먹어봐도 향이 좋다. 특유의 향이 있다. 우리 부추 먹다가, 겨울에는 부추가 안 나오는데, 하나로마트 가서 다른 부추를 사 먹으면 싱거워서 못 먹겠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향이 없거나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부추 농사의 향후 과제는?
“앞으로 부추 생산량이 계속 늘어날 건데 판매 시장을 더 개척해야 한다. 수년 전부터 거래가 끊긴 안성물류센터에 납품을 재개해야 하고 또 구리시장에도 입점을 해야 한다. 구리시장에 처음 출하할 때는 경매단가가 높지 않기 때문에 출하 농민의 손실을 농협이 유통손실보존자금 등으로 보전해주는 방안도 검토해 적극 출하처 개척을 해야 한다.”
부추 외 다른 작물은?
“부추 다음으로 메주용 콩 재배를 많이 하는데, 대략 70 가구 정도 된다. 작년에 45톤 정도 출하했는데, 판매액은 2억 3000 만원 정도된다. 올해는 작황이 좀 나아서 약 80톤 정도 보고 있다. 킬로당 5000 원 정도 해서 한 4억 정도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것을 저희가 인수해 된장공장이 있는 지평농협에다 팔고 있다.”
농협 근무 시절에 성과를 소개한다면?
“제가 농협 근무를 오래하면서 총무 업무도 한 10년 했지만, 지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하나로마트 점장을 4년 했다. 2011년도 처음 점장으로 부임할 때는 하나로마트가 구멍가게 수준이었다. 하루 매출액이 한 600만 원 정도 됐었다. 시설이 워낙 낡아서 제가 리모델링을 싹 했는데, 4년 정도 사업을 하니까 매출이 1200만원 대로 성장했다.
2013년도에 중앙회에서 종합업적평가를 했는데 우리가 소속된 ‘농촌형 8그룹’에서 양동농협이 1등을 차지했다. 제가 그 공로를 인정받아 이듬해에 평직원에서 4급 과장으로 특별승진을 하기도 했다.”
당시 하나로마트 매출 신장 비결은?
“보통 마트에서 세일을 하게 되면 잘 안 팔리는 걸 많이 한다. 하지만 우리는 소주 설탕 라면 같은 인기 상품 100개 정도를 정해 플래카드를 크게 써 붙이고 세일을 했다. 그래서 고객들 발길을 끈 다음에 고기도 팔고 농산물도 팔아 매출을 끌어올렸다. 야채, 과일이 문제인데, 오래 두면 많이 상하기 때문에 거의 마진을 붙이지 않고 팔아야 한다.”
앞으로 양동농협이 개선해야할 사항은?
“농협에 돈이 많이 있어야 환원사업도 하고 복지사업도 할 수 있다. 양동농협은 시골 농협이다 보니 예수금과 대출금이 적은 편이다. 9월말 평잔으로 예수금은 850억, 대출금은 770억 정도 추산되는데, 조 단위인 도시 농협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신용사업에서 수익이 많이 나야 되는데 여기선 그렇지 못하다.
예수금을 늘리기 위해선 예금을 많이 추진을 해와야 한다. 예를 들어 신도시가 생기면 토지보상금 나오지 않나. 직접 하든지, 공개중개사를 통하든지 토지주와 접촉해 예금을 들도록 설득해야 한다.
예금을 유치해 오면 대출상품도 많이 팔아야하는데 쉽지 않다. 전에는 예금을 받기가 힘들었는데 요즘은 대출 신청 받기가 더 힘들다. 제가 조합장이 되면 서울 등 수도권을 발로 뛰면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방문하고 각계 지인들을 만나 대출을 추진하겠다. 임기 내 예수금 2000억원, 대출금 2000억원을 목표를 정하고 적극 추진할 것이다.”
대출을 확대할 구체적인 방안은?
“사람들이 땅을 매입할 때 대출을 끼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한때는 사람들이 ‘신협이나 다른 금융기관에 가면 대출을 잘 해주는데, 농협에 오면 너무 보수적이어서 대출을 많이 안해준다’는 말을 많이 했다. 앞으로는 공격적으로 대출을 확대해 그런 말이 안 나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안전한 대출을 해야 되겠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해야지 너무 보수적으로 하면 안 된다고 본다.
앞으로 수신고와 여신고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 거기서 예대마진이 많이 생기면 우리 조합원들한테 환원사업도 많이 하고, 건강검진 같은 복지사업도 더 해주고 배당도 두둑하게 해줄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조합장으로서 영업력도 좋아야 하고 인맥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저는 농협대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협대 동문, 중앙회 임직원과 교류하는 등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양동농협의 현안은?
“양동농협은 지금 건축비 46억원을 들여 본점을 신축 중인데 내년 3월에 준공 예정이다. 본점 1층 150평, 2층 150평, 또 옆에 창고 150평을 따로 짓는다. 본점이 신축 건물로 이사를 가면 현 본점 부지에는 하나로마트가 매장 300평에 창고 등을 합쳐 총 450평 규모로 내년 하반기에 착공 예정이다. 여기도 건축비가 47억원 정도 들어갈 거다. 본점 짓고 하나로마트 지으면 건축비 차입금에 대한 이자부담으로 경영 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고비를 잘 넘기면 우리 양동농협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양동농협 구성원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을 수 있고 모든 분야에서 업무 경험을 쌓은, 추진력 강한 개혁 리더십이 차기 조합장에게 요구되고 있다.”
권혁식기자 kwo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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