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에 기량을 늘릴 수 있는 실내 퍼트 연습. /사진:골프다이제스트 |
겨울에 우리나라 골퍼의 4분의 1가량은 골프와 담을 쌓고 지낸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그런데 3개월 정도를 쉬다가 이듬해 봄에 다시 클럽을 잡으려면 좀 생경하다. 골프를 계속 할 바에야 그럴 필요가 있을까.
겨울에 집에서도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이나 연습이 많다. 벽에 머리·히프를 대고 스윙축을 잡는 연습을 하거나 거울을 보면서 자세를 취해볼 수 있으며, 긴 구둣주걱으로 스윙동작을 해볼 수 있다.
프로골퍼들도 집에서 클럽 없이 스윙 연습을 많이 한다. 흔히 ‘빈 스윙’이라고 하는 그 연습은 체중이동을 점검하는데 최고다. 또 퍼팅매트에서 스트로크를 일관성있게 하는 연습을 한다면 내년 시즌 그린플레이는 한결 좋아질 것이다. 무엇보다 필라테스나 헬스, 실내 운동 등을 통해 한겨울동안 근육이 빠지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시즌에 거리가 안준다. 프로골퍼들도 겨울에는 체력훈련을 많이 한다. 그래서 그들은 한 살 더 먹어도 거리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우리 집에는 무게 5㎏짜리 아령이 있다. 그것으로 근육운동을 하는 것 외에도 다리근육운동의 하나인 런지, 골프에 좋다는 스쿼트와 데드 리프트 등을 하고 있다. 이런 운동은 골프의 셋업 자세와 비슷한데다, 골프선수에게 필수적인 하체의 힘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거리를 내는 것이 급선무인 골퍼들에게는 가중(weighted) 클럽이나 야구배트로 스윙하는 것을 권장한다. 선수들은 야구방망이로 스윙 연습을 많이 한다. 처음에는 부드럽게, 천천히 하다가 익숙해졌을 때 빠르게 휘두른다.
사람은 30세 안팎이 되면 매년 근손실이 발생하고, 여자의 경우 빠르면 20세 후반부터 근손실이 온다고 한다. 겨울에 운동을 하지 않으면 근손실 속도도 빨라진다. 코로나19에 걸려 한 20일 쉰 적이 있다. 그랬더니 샷 거리가 10m 이상 준 것은 물론 스윙 밸런스도 맞지 않는 것을 느꼈다. 코로나19에 걸린 사람들을 보니 나와 대동소이했다.
“예전에는 거리가 많이 나갔는데 매년 거리가 준다”고 말하는 골퍼들을 많이 봤다. 그것은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체력적인 문제가 더 크다. 아무리 스윙이 좋아도, 잘 맞아도 예전 거리를 찾지 못한다.
겨울철 집에서 기본적인 다리 운동이나 복근강화 훈련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남자들이 특히 그렇다. 남자들은 여자에 비해 뻣뻣하다. 그러면 근육 가동성이 줄어들고 움직임이 제한된다. 힘이 좋아도 거리가 안나는 것이다. 스트레칭은 기본이고, 몸을 꼬아주는 트위스트 동작을 많이 해야 한다. 상·하체 회전을 많이 해주는 운동을 하라는 말이다. 몸 회전량이 많아지면 거리 손실은 줄어든다.
웬만하면 실외에서 운동을 하라고 권한다. 선수 시절에는 겨울에 실내에서 혼자서 운동을 많이 했다. 실내에서 하려면 의지가 강해야 한다. 혼자 하다 보면 어느순간 의지가 없어진다. 실외에서는 여러사람들이 하는 분위기에 편승해서라도 운동을 하게 된다. 선생과 함께 하면 더 효과가 있다. 날씨와 기온에 따라 실내·외를 오가며 스트레칭·필라테스·골프트레이닝 등에 매일 30분 투자하면 나중에는 그것이 쌓여서 큰 자산이 된다.
겨울에는 스크린골프를 추천한다. 안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스윙 감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 아무것도 안하는 골퍼들은 이듬해 봄에 많은 것을 까먹은 채 찾아온다.
프로골퍼·교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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