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TX중공업의 선박용 저속 디젤 엔진 제조 현장. 사진: STX중공업 제공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STX중공업이 조선업계 최대 관심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HD현대그룹(옛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에 이어 대우조선해양을 품은 한화그룹까지 국내 메이저 조선사들이 STX중공업 인수전에 앞다퉈 나설 정도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과 한화 등 총 4∼5곳이 이번 STX중공업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이달 중순 진행된 STX중공업 인수를 위한 예비 입찰에 참여하고 나서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조선해양 등 3∼4곳도 앞서 시장에 알려진 것과 같이 최근 STX중공업 매각 예비입찰 관련 경영권 지분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인수 대상은 국내 사모펀드(PEF)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보유한 STX중공업 지분 47.81%로, 인수 금액은 1000억원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 |
STX중공업의 선박용 저속 디젤 엔진 제조 현장. STX중공업 제공. |
이들 기업이 STX중공업에 눈독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과 조선기자재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2004년 2월 STX조선(현 케이조선)의 100% 투자로 설립된 이후 2013년 STX그룹 해체로 회생절차를 거쳐 선박엔진제조부문(현 STX중공업)이 2018년 특수목적법인(SPC) 피티제이호유한회사에 피인수됐다.
STX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분야에 강점을 가진 기업이다. 선박용 디젤엔진과 이중연료(DF) 엔진,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엔진 등 다양한 엔진 제품을 국내외 조선사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선박용 저속엔진 시장에선 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 HSD엔진과 함께 ‘삼대장’으로 꼽힐 정도의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2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도 41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수주 실적도 올 3분기 기준 엔진 기자재 부문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달 23일에는 적자경영으로 오랜 골칫거리였던 선실(선박 내 선원 거주시설) 제작업체 한국해양선박데크하우스도 처분했다. 한국해양선박데크하우스는 2020년 STX중공업에서 물적분할한 회사로 지난해에만 16억원 이상의 순손실을 낸 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로서 재무 개선과 계열 슬림화를 이뤄낸 STX중공업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라며, “이번 인수전에 한국조선해양, 한화 등 쟁쟁한 기업들이 대거 참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계풍기자 kplee@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