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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장관은 1969년 대구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1995년 대검찰청 차장검사까지 검찰에 몸담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6년 당시 장관급이던 법제처장에 발탁돼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3월3일까지 공직 생활을 했다.
송 전 장관은 검사 시절 작성한 수십 권에 이르는 업무일지를 갖고 있다. 여기에는 회의 메모부터 인사말까지 모든 내용이 빼곡히 적혀 검찰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송 전 장관은 그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며 회고록을 썼다. 검찰의 숨어 있는 역사를 바로 알리고, 자신의 잘못까지 그대로 드러낸 솔직한 ‘자기 고백록’이다. 이 고백이 후배들에게 오답노트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송 전 장관은 그렇게 29년간의 공직생활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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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회고록을 통해 법조인의 삶과 한국 현대사 흐름도 함께 엿볼 수 있다.
회고록에는 대검 강력부장으로 ‘범죄와의 전쟁’ 업무를 수행하면서 난관 끝에 서울 등 6개 검찰청에 강력부를 신설하고, 반드시 검거해야 할 두목급 조직폭력배 30명의 명단을 확정해 김태촌 등을 구속한 이야기도 펼쳐진다.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지휘했던 ‘슬롯머신 사건’에서 검찰 내부 인사 비위 사실까지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자 사표를 제출했지만 반려된 얘기도 있다.
송 전 장관은 1963년 서울대 법대 재학 중 제1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대검 강력부장 시절인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이끌었고, 대전지검장 때인 1991년 오대양 집단살해 암매장사건을 지휘했다. 1993년 서울지검장을 지내면서 권력 실세들이 연루된 ‘슬롯머신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당시 수사 검사였던 홍준표 대구시장은 송 지검장의 의로운 결단에 존경심을 표한다고 쓴 적이 있다.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대검 강력부장, 대전검사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서울검사장, 대검 차장검사 등 요직을 거쳤다. 법제처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나 논산으로 낙향한 후 변호사로 개업하지 않고 영농의 길을 택했다. 충남 논산시 양촌면에 농업회사법인 써니빌주식회사를 설립해 농산물 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 수익금 등으로 2014년 공익법인 ‘천고법치문화재단’을 설립해 법질서 수호와 법치주의 확립에 이바지한 이들을 포상했다. 재단설립 후 지금까지 16곳에 ‘천고법치문화상’을 수여했다.
한상준기자 newsp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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