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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생광ㆍ권진규ㆍ임옥상… 새해 ‘아트 뷔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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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1-27 07:58:35   폰트크기 변경      
가나문화재단 신소장품展

내고 박생광, ‘모란과 까치 Peony & Magpie’, 1953, Gold, ink and color on paper, 113×239㎝.  /사진:가나문화재단 제공


권진규 ‘십자 가 위 그리스도’ 공개

박생광 50년대 ‘모란과 까치’ 눈길

변종하ㆍ김선우ㆍ문미애 등 작품도



 [대한경제=이경택 기자]  한국적 리얼리즘의 선구자로 꼽히는 조각가 권진규(1922~1973)의 대표적인 작품이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가나문화재단 신소장품 2022’전에 대거 선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에서는 지난 한해 동안 구입, 기증받은 작품들을 선보이며 50년대 박생광의 병풍 1점, 손응성과 변종하의 70년대 작품, 민중미술작가 임옥상의 90년대 작품과 최근 주목받는 현대미술 작가 김선우의 대작 등 모두 15점이 공개된다.


권진규, ‘십자가 위 그리스도 Crucifixion’, 1970, Dry Lacquer, 120×31×130(h)㎝. 

신규 소장품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권진규의 ‘십자가 위 그리스도’다. 이 작품은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열린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전시와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의 ‘권진규 탄생 100주년 기념 – 노실의 천사’ 전시에도 출품된, 권진규의 대표작이다.

예수 상은 온몸이 우둘투둘한 누더기 상태여서 누구나 처음 보면 흠칫 놀라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작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성북구 동선동 작업실에 설치돼 있었다. 비록 작품이지만 그가 세상을 뜨는 ‘비운의 현장’을 목격한 셈이다.

이 외에도 작가의 아내 ‘도모’와의 사연이 투영된 작품 ‘재회’와 1964년에 작성한 ‘드로잉과 일기’도 공개된다.

권진규는 일본 무사시노 미술대에서 시미즈 다카시(1897~1981)로부터 배우고 다카시의 스승인 프랑스 조각가 에밀 부르델(1861~1929)의 영향을 받았으나 ‘한국적 리얼리즘을 추구하겠다’던 본인의 선언처럼 한국화를 거쳐 독창적 자기 세계를 이뤄낸 작가다. 거친 질감 속에 고뇌와 절망 등 치열한 자아를 담아내는 과정을 통해 ‘해탈과 구도의 길’을 추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개되는 작품 중 박생광의 ‘모란과 까치’도 눈길을 끈다. 기존 박생광 작품들이 오방색을 기조로 불교나 무속을 주제로 삼은 80년대 작업 중심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1953년에 그려진 이번 작품은 기존 작품과 궤를 달리한다. 금색의 화려한 배경에 하얀색, 빨간색 모란을 탐스럽게 피우고 두 마리의 까치를 그렸다. 외형적으로는 신일본화 양식을 따르고 있어도 대상을 과감한 구도로 배치하여 부각시키는 박생광 특유의 화풍을 예고하고 있다.

2021년과 2022년 한국 미술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작가 김선우의 대작 ‘Paradise of Dodo’도 방문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십장생도나 무릉도원도를 연상시키는 구도로 그려진 100호 캔버스 네 폭이 연결된 작품으로, 전체 가로 폭이 5m20㎝에 달한다. 문미애의 83년 작품 2점도 걸려 있다.


김선우 ,  ‘Paradise of Dodo 2022’, Gouache on canvas, 162×540cm
임옥상 ‘자금성 Forbidden City’, 1992, Oil on canvas, 202×202cm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진행 중인 민중미술작가 임옥상의 90년대 작품 ‘자금성’은 경매를 통해 구입한 작품으로 가로, 세로 2m의 화폭에 펼쳐진 강렬한 색감의 대비와 뚜렷한 주제의식이 인상적이다.

가나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으로서 미술자산의 대중화와 공익화를 위해 작품 수집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권진규 작품의 체계적 수집을 위해 기꺼이 협조해주신 사단법인 권진규 기념사업회의 결정이 있었기에 더욱 풍요로워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29일까지.

이경택 기자 ktlee@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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