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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백매ㆍ장생도…조선시대 병풍미학의 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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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1-30 07:27:23   폰트크기 변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조선,병풍의 나라2’ 기획전

장승업, ‘홍백매도10폭병풍’ 세부, 19세기 후반, 종이에 수묵채색, 개인 소장


보물지정된 ‘평양성도 8폭’ 등

기관ㆍ개인소장 50여점 선보여 

민간 작품에는 자유ㆍ개성ㆍ미감

궁중 병풍은 권위ㆍ품격 ‘압권’

탄소 줄이는 공간연출도 눈길 



[대한경제=이경택 기자]  겨울 늦추위에 지친 이들이라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을 한 번 가볼 만하다. 봄의 전령인 ‘홍백매(紅白梅)’가 흐드러지게 만개한 오원 장승업(1843~1897)의 매화 그림 대작이 바라보고만 있어도 따스한 봄의 기운으로 온몸을 감싸준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고미술 기획전 ‘조선, 병풍의 나라 2(Beyond Folding Screens 2)’를 열고 있다. 15개 기관 및 개인이 소장한 50여점의 작품들을 모아 선보이고 있다. 장승업의 ‘홍백매도10폭병풍’(19세기 후반, 종이에 수묵채색, 개인 소장)도 그중 하나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주요 전시 작품 


채용신, ‘장생도10폭병풍’, 1921년, 비단에 채색, 아모레퍼시픽미술관.
‘일월반도도12폭병풍’, 19세기, 비단에 채색, 개인 소장.
이상범, ‘귀로10폭병풍’, 1937년, 종이에 수묵,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백수도10폭병풍’, 19세기, 종이에 채색, 가나문화재단.
. ‘평양성도8폭병풍’, 18세기 후반, 비단에 채색, 송암미술관, 보물.
‘곤여전도8폭병풍’, 18세기, 비단에 채색, 부산박물관,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곤여전도란 벨기에의 예수회 선교사 페르비스트(Ferdinand Verbiest)가 1674년 중국 베이징에서 제작한 목판본 세계지도다.


굵은 나무줄기가 대담한 구도로 병풍 한가운데 그려져 있고, 장승업 특유의 호방하면서 거친 붓놀림으로 화면 가득 ‘홍매화, 백매화’를 채워 넣어 압도감을 주는 대작이다.

전시는 지난 2018년 개최된 ‘조선, 병풍의 나라’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두 번째 병풍 기획전이다. 지난 전시는 조선을 대표하는 전통 회화 형식인 ‘병풍’ 자체를 조명했고,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부터 근대기까지 제작된 병풍들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 미술의 다양한 미감을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민간 병풍을 통해서는 일상생활에 녹아있던 자유분방하고 개성 넘치는 미감과 그 안에 담긴 스토리를 엿볼 수 있다. 궁중 병풍을 통해서는 조선 왕실의 권위와 품격, 그리고 궁중 회화의 장엄하고 섬세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근대 병풍의 경우 제작 시기를 고려해 별도의 전시실에 배치했다.

채용신의 ‘장생도10폭병풍’, 이상범의 ‘귀로10폭병풍’, ‘일월반도도12폭병풍’ 등 다수의 병풍이 새롭게 공개되며, 보물로 지정된 ‘평양성도8폭병풍(송암미술관)’과 부산광역시 유형문화재 ‘곤여전도8폭병풍(부산박물관)’ 등 지정문화재도 출품된다. 이에 더해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종임인진연도8폭병풍’과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임인진연도10폭병풍(국립국악원)’을 통해 조선의 마지막 궁중연향(宮中宴享)을 병풍으로 만나볼 수 있게 구성했다

전시 도록도 특별하게 제작해 눈길을 끈다. 미술사 분야의 전문가 26명의 참여로 병풍 전반에 관한 다채로운 내용을 담았다. 전체 출품작의 도판과 작품 해설은 물론, 대학과 기관의 연구자들이 새롭게 집필한 글들을 수록했다. 지난 ‘조선, 병풍의 나라’ 도록과 합치면 총 43편의 논고가 실려 있다. 전시는 4월30일까지 계속된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고미술 기획전 '조선, 병풍의 나라 2' 전경 . 지속가능한 전시를 위해 목재 가벽을 없애고 재사용이 용이한 철제 구조물과 조립식 프레임을 사용해 공간을 연출했다. /사진:아모레퍼시픽미술관 제공 

한편 미술관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전시’를 위해 “전시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공간 구조와 재료를 전면 재검토했다. 이에 따라 목재 가벽을 없애고 재사용이 용이한 철제 구조물과 조립식 프레임을 사용해 공간을 연출했다. 새로운 재료로 설계된 구조물은 반영구적으로 재사용이 가능해 향후에도 전시 폐기물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병풍을 보다 가까이에서 느끼고 감상할 수 있도록 작품과 관람객 사이의 거리를 좁혔으며, 현대적인 분위기의 전시 디자인을 시도해 전통 회화의 세련된 면모가 돋보이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경택기자 ktlee@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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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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