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전문기자의 눈] 공공관리제 족쇄 푸는 서울시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3-02-07 08:03:01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황윤태 기자] 올 하반기부터 서울지역의 모든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시기가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원상복귀될 전망이다.

서울시가 2010년 7월 ‘공공관리제’를 도입하면서 시공사 선정시기를 조합설립인가 이후에서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미루고, 내역입찰을 하도록 강제한 지 꼭 13년만이다.

공공관리제(現 공공지원제)는 정비사업의‘신속성’과 ‘투명성’의 두토끼를 잡겠다는 명분으로 도입됐다.

시가 조합의 초기자금을 지원하고, 사업시행인가 이후 내역입찰로 공사비 증액 문제를 해소해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공공관리제는 두토끼를 모두 놓치고 말았다.

초기자금 지원이 원활치 못했고, 협력업체 선정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오히려 사업이 늘어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공공관리제 시범지구로 지정된 성수전략정비구역이나 한남재정비촉진지구는 아직까지도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13년이란 긴 세월동안 한남3구역과 한남2구역 2곳이 겨우 시공사를 선정한 것을 보면, 이 제도가 얼마나 실효성이 없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한남2구역은 2012년 6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지 9년만인 2021년 11월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1년 뒤인 2022년 11월에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조합설립인가 이후 10년 5개월만에 시공사를 선정한 셈이다. 게다가 이곳은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사가 중대한 변경을 필요로 하는 대안설계를 제안해 다시 심의를 받아야 하면 언제 착공과 분양이 이뤄질지도 모른다.

한남2구역과 비슷한 시기에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경기권 재개발 사업지는 상황이 어떨까.

2012년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하남C구역 재개발 사업은 약 3개월 뒤인 2013년 3월에 시공사를 선정하고, 2016년 3월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하남C구역은 2021년 착공과 분양에 들어가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조합설립인가→시공사 선정→사업시행인가까지 과정만 보면, 3년 3개월 정도 시간이 걸렸다.

물론 사업지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한남2구역이 하남C구역보다 7년 2개월이나 더 지체됐다.

서울시가 공공관리제 도입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사업비 절감, 사업기간 단축에 대한 실효성 검증은 이미 끝났다.

서울시는 최근 신속통합기획이 적용된 구역을 포함한 시내 모든 정비사업 구역에서 조합설립인가 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중 ‘서울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조례’를 개정해 7월부터 시행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서울시 정비사업은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곳이 상당수에 이른다.

조합설립 후 시공사를 선정하게 되면서 적체된 정비사업들의 사업진행이 빨라지고, 주택공급 시기도 앞당겨져 주택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황윤태기자 hyt@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