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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코發 철근시장 지각변동] 건설용 철강재 시장 진출 배경과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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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2-20 06:00:41   폰트크기 변경      

기존 설비 보강 없이 생산 가능
'와일드 코일' 만들어 공급할 듯
과포화 코일 시장에 추가 공급
수요업계는 '환영'...新가격정책 기대감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철강업계의 ‘공룡’ 포스코가 창사 55년 만에 건설용 철강재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중국 때문이다.

현재 포스코 포항제철소에는 선재 생산 설비 2기가 쉬고 있다. 선재(Wire rod)란 쉽게 말해 지름 5.5~40.0㎜ 정도의 두꺼운 철사를 실뭉치처럼 말아놓은 것이다. 선재는 탄소함량에 따라 보통과 특수로 나뉘는데, 보통선재는 제조용 철사나 못 등에, 특수선재는 자동차용 스프링 등 제조에 사용된다.

포항제철소에서 휴동 중인 선재 생산 설비는 보통선재에 해당한다.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선재 시장에 뛰어들면서 포스코의 보통선재는 차츰 경쟁력이 떨어졌다. 이후 덤핑으로 밀려드는 중국산과 경쟁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포스코는 2022년 선재 설비를 활용한 다른 철강재 생산을 검토했다. 그 답이 바로 건설용 코일철근이다.

선재와 코일철근 생산은 방식이 동일하기 때문에 기존 설비 보강 없이도 당장 생산이 가능하다. 실제로 제일제강만 해도 기존 선재설비를 활용해 철근이 느슨하게 감긴 형태의 ‘와일드 코일(Wild coil)’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도 와일드 코일을 생산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코일철근 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국내 건설용 코일철근 시장은 2010년부터 태동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일자형(bar) 철근 형태에서 탈피해 실뭉치처럼 말아놓은 철근은 아파트 건설 확대와 함께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성장해 현재 연간 수요 50만∼60만t에 달한다. 약 1000만t에 달하는 국내 전체 철근 수요에 비하면 아직은 5%에 불과하다.

앞으로 모듈러와 OSC(Off-site construction) 시장이 커지면 코일철근의 수요도 함께 늘어나겠지만, 당장은 국내 주요 제강사들의 생산능력이 수요를 2배 이상 앞선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현재 국내 코일철근 시장의 강자로 꼽히는 동국제강과 대한제강의 생산능력만 해도  100만t을 넘어선다.  동국제강은 코일철근용 설비만 따로 갖추고 있는데, 고정 생산능력이 연 55만t에 달한다. 대한제강은 일반과 코일용 하이브리드 생산이 가능한 450만t급 설비를 갖추고 있다. 그 외 제일제강 등 선재 설비를 활용한 제강사까지 합세하면 공급력은 더 올라간다. 동국제강만 해도 55만t급 장비를 절반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이유다. 

이 가운데 포스코의 등장은 기존 제강사들의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반면, 철근 가공업계는 포스코의 신규 진입을 환영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2021년 제강업계는 건설향과 유통향으로 나눈 가격 이원화 정책을 도입했다. 유통향을 건설향보다 t당 8만원 더 받는 가격 정책인데, 철근가공업계에 판매하는 철근에 유통향 가격을 책정하며 가공사들의 불만이 극에 달한 상태다.  이 가운데 신규 공급자인 포스코가 상당히 매력적인 가격 및 가공단가를 제시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한 대형 가공사 대표는 “포스코는 다른 제강사와 달리 원재료부터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다른 업체보다 월등히 낮다”며, “또 담합으로 보일 가능성도 있어, 기존 제강사가 결정한 철근 가격 정책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포스코의 등장을 반겼다.

건설업계는 공급자가 많아지는 상황에 대해선 일단 반기면서도, 최종 생산 및  가격 산출 시점까지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대형 건설사 구매 담당자는 “포스코라는 브랜드 신뢰도가 워낙 높기 때문에 코일철근 출시만으로도 그동안 정체됐던 건설용 철강재 시장에 큰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지만 가격 경쟁력이 우선”이라며, “만약 포스코가 코일철근을 건설향 기준가격으로 일원화해 판매하기만 해도 현재 10∼13㎜ 철근 시장에서 일반철근 대신 코일철근을 택하는 건설사가 나올 수도 있다. 이 경우 코일철근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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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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