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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시멘트 출하량 30% 급감...3月에 ‘쇼크’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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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2-23 15:45:38   폰트크기 변경      

국내 35기 킬른 중 10기 보수 진행 

출하량 줄었는데 4월부터 '또' 보수

올해 만성적 시멘트 쇼티지 예고 

수요 업계 "정부 선제적 대응책 필요"


쌍용C&E 동해공장의 순환설비보수를 마친 킬른 모습 / 사진: 쌍용C&E 제공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이달 중순부터 국내 7개 주요 시멘트사들의 설비보수가 일제히 맞물리며 시멘트 출하량이 평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동절기 재고 비축분도 예상치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건설현장 성수기가 다가오며 작년 3월의 건설현장 레미콘 공급 중단 사태가 재현될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국내 7개 시멘트사가 보유한 킬른(소성로) 35기 중 10기가 시설 보수에 들어가며 시멘트 제한 출하가 본격화됐다.

환경부의 질소산화배출 부담금 부과에 대응한 순환자원 설비보수에 이어, 1년에 한 차례씩 시행하는 계절 대보수까지 겹치면서 시멘트사들의 생산량이 30% 이상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 레미콘사는 원료 수급 불안으로 생산 차질에 직면했고, 공사 성수기를 앞둔 건설사는 수급 부족으로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우선 성신양회와 한라시멘트는 지난 14일, 한일시멘트 16일, 삼표시멘트는 20일부터 생산설비 정기 보수에 착수했다.

쌍용C&E는 현재 동해공장에서 정기보수로 멈춰 섰던 킬른 1기가 24일 가동을 재개하는데, 또다른 킬른 한 기가 한 달 예정으로 또다시 보수에 들어간다. 아세아시멘트는 1월에는 끝났어야 할 순환자원설비 보수가 길어지며 출하량이 현재 20% 줄었다.

시멘트사들의 킬른 보수는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른 순환자원설비 보수와 킬른의 피로도를 덜어주기 위한 정기보수로 나뉜다. 정기보수는 보통 한 달이면 마무리되지만, 순환자원설비 보수는 시설 개조가 함께 진행되다 보니 통상적으로 4∼5개월 소요된다. 올해 쌍용C&E와 삼표시멘트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시멘트사의 킬른 5기가 순환자원설비로 시설 개조를 위해 가동을 멈출 예정이다.

문제는 순환자원보수 시점이 대부분 4월에 몰렸다는 점이다. 업계 추정치에 따르면 4∼5월부터 시멘트 생산량이 평년 대비 11% 감소하고, 5개 킬른의 보수가 일제히 겹치는 7월에는 시멘트 출하량이 무려 42%나 줄어든다. 3월 한 달만 반짝 쇼티지 사태가 발생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에는 2분기부터 만성적 쇼티지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3월 성수기를 맞이한 시멘트사들의 재고량 비축분이 평년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시멘트사들은 12∼2월 건설현장 비수기에 정상 가동을 통해 창고에 재고분을 가득 쌓아놓은 후 공사 성수기인 3월을 맞이한다. 킬른 가동률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릴 수 없기 때문인데, 지난해 12월 화물연대 파업 종료 이후 올해 1∼2월 중 지연됐던 공사가 재개되며 재고량을 비축할 새도 없이 생산 즉시 출하가 이뤄졌다.

대형 시멘트사 관계자는 “평년 재고량의 40% 정도에 불과한 상황인데, 3월 성수기가 다가오니 매우 우려스럽다”며, “여기에 더해 코레일이 수익 제고를 위해 여객 수송을 위해 화물 수송 비중을 줄인다고 예고한 터라 출하 자체도 매끄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모로 3∼4월 시멘트 쇼티지 사태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

다른 시멘트사 임원은 “작년 12월 콘크리트품질관리 제도 시행으로 지역 중소 레미콘사들의 시멘트 구매량이 갑자기 늘어나며 재고 비축분이 감소했다”며, “설비보수 일정은 조정이 안 되다 보니 의도치 않게 7개 시멘트사들의 킬른이 일제히 멈춰서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 업계에서 3월 레미콘 공급 중단 위기감이 고조되며 정부의 선제적 개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형 레미콘사 임원은 “탄소중립을 위해 탄소를 포집하는 방법도 있을 텐데, 순환자원설비 개조를 통해서만 배출량을 줄이려는 시멘트사들이 원망스럽다”면서, “정부가 중간에서 7개 시멘트사들의 설비 일정을 조율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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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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