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파트너가 23일 서울 여의도 ONE IFC에서 열린 ‘중동지역 투자진출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대한경제=홍샛별 기자] 중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분쟁을 예방하거나, 향후 분쟁 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클레임 통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를 과정에서 문서를 관리해 증거를 미리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고, 전자문서를 통한 ‘데이터 분석’의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주장이다. 

23일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세종은 서울 여의도 ONE IFC에서 ‘중동지역 투자진출 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고유가를 기반으로 중동 산유국의 프로젝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중동지역에서 수시로 발생하는 프로젝트 분쟁이다.

전문가들은 분쟁절차로 가기 전에, 클레임 통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문서 등의 기록을 최대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레임 통지를 적극 활용하면 초기 대응을 통해 분쟁을 막을 수 있고, 분쟁으로 가더라도 유리한 상황으로 이끌어낼 수 있다.

윤영원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는 “추가 공사가 필요하거나 공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28일 이내에 클레임을 제기해야 한다”며 “기간 내 상세 내역을 포함한 클레임을 통지하지 않으면 권리를 상실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추가 공사대금을 제대로 못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레임 통지를 위해서는 사실상 공사 진행에 필요한 거의 모든 문서가 필요하다. 기록이 부족한 경우, 증인 진술을 하더라도 이를 보완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당 문서들은 향후 분쟁이 발생할 때 주장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자료로 활용된다.

이재성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파트너는 “순수 인력으로 자료를 검색해 증거 문서를 작성할 경우, 효율성이 떨어질뿐더러 중요한 자료를 누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기록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거관리의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체계화된 증거관리 없이 클레임이 분쟁 및 소송 단계로 진행되면, 새로 발견되는 자료와 증거 때문에 사건에 대한 해석과 입장이 변경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설업계가 분쟁에서 어렵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로는 방대한 자료의 양(43%)이 꼽힌다.

분쟁 대응 차원에서 효율적으로 문서를 관리하기 위해 전자문서관리 소프트웨어(EDMS)의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량문서의 저장, 정렬 및 분석이 가능한 해당 시스템은 분쟁 초기에 관련 없는 문서들을 걸러내고 검토가 필요한 문서 풀(Pool)을 대폭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이 파트너는 “각 프로젝트 주제에 따라 문서 검색 및 분석이 가능하다”며 “인공지능(AI) 및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시간 및 인력손실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샛별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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