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향 t당 최대 4만원 인하
유통·건설업계 "가격 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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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건설업계에서 줄곧 폐지를 주장했던 ‘철근가격 이원화’가 3월 기점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이 유통향 기준가격에 최대 t당 4만원 할인을 공식화하면서다.
동국제강을 제외한 제강업계는 건설향과 유통향 가격 차(8만원)가 일부 붕괴된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반면, 유통 및 건설 업계는 동국제강의 행보를 ‘가격 정상화’로 해석하고 있다.
1일 제강업계에 따르면 3월 철근 기준가격이 2월과 같은 수준으로 동결된 가운데 동국제강은 오는 3일부터 유통향 판매가격을 최대 t당 4만원 할인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가격 동결로 3월 건설향은 t당 95만3000원, 유통향은 103만3000원으로 책정됐다. 동국제강은 이 중 유통향에 대해서만 주요 대리점 등에 99만3000원만 받겠다는 것이다.
제강업계는 철근 수급대란이 일던 2021년 4월 유통 마진을 흡수하기 위해 철근가격 이원화를 도입했고, 이후 건설향과 유통향은 8만원을 유지해왔다. 공고했던 이원화 정책이 동국제강의 유통향 판매가 공식 할인 적용을 통해 흔들리기 시작한 셈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이미 작년 12월부터 대부분 제강사가 주요 유통 대리점에 철근을 유통향 일반판매가보다 t당 3만∼4만원가량 할인 판매하고 있었던 상황인 점을 감안해 가격 정상화를 함으로써 시장 건전화에 앞장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철근 유통시세는 수요 부진으로 건설향보다 낮은 t당 90만원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점유율 2위인 동국제강의 파격 행보에 현대제철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제강사들은 크게 동요하는 모습이다. 자칫 가격 이원화 정책을 고수하기 어려워진 탓이다.
이와 관련, 대형 유통사 대표는 “철근 시세가 건설향보다도 낮게 책정되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t당 8만원 격차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시장 피로도가 상당했다”며, “동국제강이 다른 제강사의 눈치를 보며 t당 4만원 인하에 그친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가격 이원화 정책은 조만간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에 대해 동국제강은 "가격 이원화 정책에서 이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동국제강 측은 "유통향 기준가격을 낮춘 것이 아니라, 할인을 적용하는 것으로 시황에 맞춰 할인율 적용이 없어질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지희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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