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양양ㆍ부산 앞바다 보며 근무…일+여행의 이중주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3-03-20 06:00:18   폰트크기 변경      

전국 지자체 워케이션 활성화 앞다퉈
Work+Vacation=Worcation
장기체류자 모시기…‘한달살기’도 유행


강원도 속초시의 워케이션 공유 오피스 ‘보사노바 커피로스터스’ 3층 / 사진 : 강원도관광재단 제공



[대한경제=서용원 기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2002년 현대카드가 내놓은 이 문구는 한일월드컵만큼 관심을 받으며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당시 주5일제 근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시기였던 만큼 5일 동안 일ㆍ공부를 하고 2일 여행을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담은 광고 문구였다.

그러나 당시 사회 분위기는 ‘떠나라’ 또는 ‘놀라’가 지상파에서 대놓고 독려할 미덕은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열심히 일한 당신’이라는 문구를 앞에 붙였다. 일과 여행은 반대되는 개념이었고, 여행은 열심히 한 일의 대가이기도 했다.

세월은 흘렀고 분위기는 변했다.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노는 게 가능해졌다. 특히, 여행과 일을 함께하는 형태도 확산하고 있다. 바로 ‘워케이션(‘일’을 뜻하는 Work와 ‘휴가’를 뜻하는 Vacation의 합성어)’이다.

고강도 거리두기 시절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재택근무 등을 도입한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넘어 휴양지에서 일할 수 있는 제도까지 시행하고 있다. 이런 문화의 확산에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워케이션 유치에 나서고 있다.

떠나고자 주말과 연차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여행하면서 일하는 걸까. 일하면서 여행하는 걸까. 업무 시간에 떠나고, 떠난 곳에서 일할 수 있는 장소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파도소리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근무하고 싶다면 강원도로 떠나면 된다.

강원도관광재단에 따르면 강원도는 지난달 오피스 가구 브랜드 ‘데스커’와 워케이션 업무협약을 맺고 최적의 근무 환경을 조성한 워케이션 캠페인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강원도는 바다가 보이는 양양군에 워케이션 스테이, 워케이션 센터, 워케이션 가든 등 3가지 콘셉트의 공유오피스, 숙소, 회의실 등을 조성해 오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아스티호텔) 시티뷰 업무공간 / 사진 : 부산시 제공


부산도 워케이션을 적극 홍보하며 유치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달 부산역 근처 아스티 호텔에 ‘부산 워케이션 거점센터’를 개소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창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센터에는 업무 공간과 화상 회의실 등이 조성됐다.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일하고 싶다면 경주가 적격이다.

경주시는 올해 경상북도와 함께 ‘문무 워케이션 빌리지 조성사업’을 시행한다.

경주 토함산 자연휴양림에 힐링 워케이션 거점을 만들고 내륙과 해양의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연계할 계획이다. 일과 휴식의 균형을 추구하는데 휴양림을 활용한 쉼터, 산책로 등 휴식공간을 만들고 힐링 프로그램을 운영해 휴양지에서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경주토함산 자연휴양림 워케이션 거점 / 사진 : 경주시 제공


우리 고유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에서도 워케이션을 즐길 수 있다.

전북도는 지난달 문을 연 관광기업센터에 60평 규모 공유사무실을 마련해 관광객들이 갑자기 발생한 업무를 신속히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공유사무실 20개 △숙박시설 50개 △카페 100개 등을 조성하고 휴가지 원격근무 관광상품을 발굴해 기업 고객 1000명을 유치할 예정이다.

충청남도는 충남 대표 관광지인 보령ㆍ부여ㆍ예산ㆍ태안과 ‘충남형 워케이션’ 정책을 추진한다.

서해안권, 백제문화권, 서부내륙권을 대표하는 4개 시ㆍ군의 관광자원 특성을 반영해 문화치유, 해양치유, 마을맞춤, MZ세대 맞춤 등 상품을 만들 방침이다.


강원 속초시 워케이션 오피스 / 사진 : 강원도관광제단 제공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워케이션 유치와 활성화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다. 장기체류자는 단기 여행객보다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가 크다. 장기 체류가 이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지자체들은 ‘한 달 살기’ 프로그램도 앞다퉈 시행하고 있다.

경상남도 김해시는 ‘요즘김해, 지금여행’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참가자는 최대 30일간 김해시를 자유여행하며 김해 관광콘텐츠를 자신의 SNS에 하루 2건 이상 올려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김해시가 숙박비와 체험비를 제공한다.

사천시는 ‘사천에서 한 달 여행하기’ 참가자 모집을 완료했다. 참가자들은 사천에서 자유여행을 즐기고, 자신의 SNS 등에 사천시 곳곳을 홍보하는 업무를 맡는다. 선정된 참가자들은 팀별로 최소 2박에서 최대 29박까지 1박당 5만원 이내의 숙박비와 1인당 5만∼8만원 이내의 체험비를 지원받는다.

창원특례시도 지난 10일까지 ‘창원에서 원없이 머물다(창원에서 한 달 살기)’ 참여자를 모집했다. 참여자는 최대 한 달까지 머물며 창원 문화, 관광지 등을 자신의 SNS에 올려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


강원 양구군에 조성될 한옥체험마을 ‘평화빌리지’ 조감도 / 사진 : 양구군 제공


한 달 살기를 위한 시설을 새로 짓는 곳도 있다.

강원 양구군은 사업비 100억원을 들여 동수리 일원에 한옥마을인 ‘평화빌리지’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총면적 1624㎡ 규모로 자연경관과 어우러진 한옥형 체험 숙박공간 24채와 250㎡ 규모의 커뮤니티 공간, 58㎡ 규모의 공동이용 공간을 조성해 양구에서 일주일 살기, 한 달 살기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서용원기자 anton@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건설기술부
서용원 기자
anton@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