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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CS와 구조 다른데도’…국내 은행주들 ‘움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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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3-20 17:45:36   폰트크기 변경      

자료=한국거래소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크레디트스위스(CS) 등 글로벌 금융시스템의 유동성 위기 관련 우려가 터져나오면서 국내 은행주들의 주가도 덩달아 움츠러드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의 실질 부실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은행 종목으로 구성된 KTX은행지수는 지난 17일 기준 600.47을 기록 중이다. 두달 전인 지난 1월16일 735.57과 비교해 18.4%나 떨어진 수치다.

국내 은행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최근 글로벌 은행들의 유동성 우려가 불거진 탓이 크다.

CS발 우려가 스위스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일단락된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에 또 다른 은행인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에 대한 우려가 다시 떠올랐다. 자산구성에서 채권이 가장 많은 SVB는 가파른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케이스다. 예금자 인출사태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보유 채권을 매각하며 손실이 확정돼 궁극적으로 파산이 결정됐다. 미국 당국이 SVB의 고객 예금을 전액 보증하겠다고 발표하며 급한 불을 껐으나 불안감은 여전한 모양새다. SVB 초고속 파산 사태로 글로벌 은행 연쇄 파산 위기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9대 투자은행인 스위스의 CS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인 스위스국립은행이 지난 16일 CS에 최대 70조원을 대출하겠다고 한 데 이어 스위스 최대 금융기관인 UBS가 CS 인수에 나서겠다고 하며 불을 껐지만 시중 은행들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진압하지는 못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에서의 은행주들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미국 뉴욕거래소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현지시간 13일 전 거래일 대비 61.83% 급락했다고 다음날 26.98% 상승했다. 이후 15일에는 다시 21.37%떨어졌다가 16일에는 9.98% 오르는 등 아찔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CS 주가도 비슷하다. 스위스 취리히증시에서 15일 CS 주가는 24% 이상 급락했다가 16일에는 19% 올랐다.

이에 국내 은행주들도 덩달아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과 SVB, CS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SVB는 채권 비중이 많아 가파른 금리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CS는 매크로 이슈라기보다는 지난 2021년 4분기부터 이어진 손익 손실에 따른 개별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은행들은 자산의 대부분이 여신으로 구성돼 SVB같은 미실현 손실이나 CS처럼 급격한 IB 손실 등으로 손익이 악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주들의 올해 1분기 실적도 예상 수준이거나 기대치를 조금 밑도는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 전체 1분기 추정 순이익은 약 5조9000억원으로 대출 역성장과 NIM 하락, 비이자 이익 부진 등으로 시장 컨센서스 6조1000억원을 소폭 밑돌 것”이라면서 “충당금 추가 적립 여부가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이는 아직 논의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세계 금융시스템 불안 재료는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박 연구원은 “하지만 위기는 언제나 가장 취약한 부분을 건드리기 때문에 저축은행, 상호 금고 등 제2 금융권에서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도 간과할 수는 없다”며 “이에 국내 금융주에 대해서는 사태가 완벽하게 진압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질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최근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폭이 컸던 만큼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의견도 있다.

최 연구원은 “최근 주가는 단기적으로 상당폭 하락했다”며 “작년 하반기 이후 불확실성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해 온 CS의 처리 방향이 은행주 단기 반등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민기자 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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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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