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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ㆍGM '약진' 르노 '부진'..희비 엇갈린 르쌍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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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3-21 14:39:55   폰트크기 변경      

대규모 선적 중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북미 모델./사진: GM 제공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이른바 ‘르쌍쉐’로 불리는 르노코리아ㆍ쌍용자동차ㆍ한국GM(쉐보레) 등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각각 내수실적과 수출실적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쌍용차ㆍ한국GM과 달리 르노코리아는 내수ㆍ수출 모두에서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 그간 3사의 판매실적 및 부흥기ㆍ침체기 등이 비슷한 흐름을 보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1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쌍쉐’ 동맹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쌍용차가 올해 1~2월 내수시장에서 1만3915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내수시장에 진출해있는 국내ㆍ외 브랜드 중 3위에 해당하는 판매량으로, 비록 연초실적이지만 그간 쌍용차가 여러 우여곡절을 겪어왔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차는 2020년 당시 대주주였던 인도 마힌드라 그룹의 경영권 포기로 부침을 겪었다. 시장에서도 힘을 쓰지 못하며 2020년 8만7889대였던 내수판매량은 이듬해 5만6363대로 급감했는데, 현대차ㆍ기아는 물론 메르세데스-벤츠(2021년 판매량 7만6152대)ㆍBMW(6만5669대) 등 수입차 브랜드보다도 적은 판매량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출시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가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내수실적을 회복해 나갔고, 8월엔 KG그룹에 인수되면서 경영 정상화 작업에도 착수할 수 있었다.

지난해 판매량도 벤츠(8만976대)와 BMW(7만8545대)보다 적은 6만8666대에 머물렀지만, 연간 영업적자 규모를 전년 대비 1500억원 가량 줄이는 데 성공했으며 특히 4분기만 두고 보면 영업손실액이 17억원에 그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올 들어 기어코 벤츠(8419대)와 BMW(1만2470대)를 넘어선 쌍용차는 경영 정상화에 한 층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토레스 전동화 모델인 ‘토레스 EVX’와 렉스턴 스포츠 부분변경 모델 등을 연내 출시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고,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선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변경하는 안건을 처리해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도약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해외 딜러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지난달엔 3년 만에 연구개발(R&D) 인력 위주로 53명의 인재를 충원하면서 미래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토레스 전동화 모델 ‘토레스 EVX’./사진: 쌍용차 제공

2010년대 중반까지 연 10만대 이상이던 내수판매 실적이 지난해 3만7239대까지 급감했던 한국GM도 재도약을 위한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해 창원공장에 9000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서의 지위를 노리는 한국GM은 올해 1~2월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한 4만327대의 자동차를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이 기간 중 3만3687대가 수출된 트레일블레이저는 국내 1위 수출모델에 등극했다. 현대차ㆍ기아 차종들의 수출실적도 앞질렀다는 것.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신차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6000여대 규모의 첫 선적에 성공, 북미시장으로 향하면서 한국GM을 둘러싼 업계의 기대감을 키웠다.

단, 내수시장에선 올 1~2월 2138대 판매에 그치는 등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산다. 이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도 43.6%나 줄어든 것이다. 한국GM은 해외시장서 인기를 끌고 있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국내 출시 등으로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으론 업계에서 한국GM이 GM브랜드 전기차 모델의 국내 도입 등을 검토 중이라는 말이 나와 관심을 끈다.

르노코리아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쌍용차와 한국GM이 각각 내수ㆍ수출 실적을 기반으로 재도약을 꾀하고 있는 것과 달리 르노코리아는 내수ㆍ수출 모두에서 부진하기 때문이다.

르노코리아의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5만2621대로 전년보다 13.9% 줄었다. 2010년대 중반 연 1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렸던 것과 대조적인데,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못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1~2월 판매량 4334대는 전년 동기(8195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수출 대수도 1만2861대에 그치며 전년보다 22.7% 줄었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올 1~2월 수출물량이 감소한 건 르노코리아가 유일하다.

업계에선 르노코리아의 부진 원인으로 신차 도입에 소홀한 점을 지목한다. 현재 르노코리아가 실질적으로 내수시장에 판매하는 차종은 SM6ㆍQM6ㆍXM3 등 3종에 불과하다. 최근 QM6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았다곤 하지만 2016년 첫 출시됐을 당시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경쟁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르노코리아는 내년에나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지켜봐야할 점이 많지만 쌍용차와 한국GM 등이 크고 작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건 고무적”이라며, “토레스 등 신차출시가 재도약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만큼, 르노코리아도 신차출시를 통해 새 출발을 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르노의 주력 차종들은 모두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며, “상황이 녹록치 않은 건 맞지만, 시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기반으로 판매량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더 뉴 QM6./사진: 르노코리아 제공

강주현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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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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