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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 리스크 감소에도…亞증시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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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3-21 17:16:42   폰트크기 변경      

HSBC 주가 장중 7% 넘게 ↓…22조 조건부자본증권 상각 영향

전문가 "은행권 충격에 증시 흔들…글로벌 금융불안 당분간 지속될 듯"


그래픽:대한경제


[대한경제=김진솔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유럽 크레디트스위스(CS) 매각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CS를 인수한 UBS의 해결방안이 또 다른 우려를 만들었다. CS가 발행한 채권 가치를 휴지조각으로 만들면서 해당 채권 관련 위험에 노출된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의 주가를 끌어내렸고, 시장은 흔들렸다. 유럽과 영국의 금융당국이 진화에 나서면서 다소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은 혼란이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30(한국시간) 기준 HSBC는 전일 대비 1.1홍콩달러(2.18%) 오른 51.55홍콩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에는 6.23% 하락 마감했으며 장중에는 7.6% 넘게 급락한 바 있다.

앞서 HSBC는 지난 13일 SVB 영국 법인을 인수했다. 당시 시장은 미국에 방문 중인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 앤드루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HSBC 임원진 등이 영국과 유럽의 금융 시스템 건전성을 보여주기 위해 합의한 것으로 해석했다.

당시 헌트 장관은 "SVB 사태는 영국의 금융 시스템 위험이 아니다"고 강조했으며, BOE도 "영국 은행 중 이번 사태로 직접적, 실직적으로 영향을 받는 곳이 없다"고 밝힌 탓이다.

그러나 이어진 CS 매각 사태에서는 시장의 불안이 급증했다. UBS가 스위스 금융당국의 지원을 받아 극적으로 CS를 인수했지만, 160억스위스프랑(한화 약 22조원) 규모의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AT1) 전액 상각이 문제가 됐다.

이영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례상 채권 투자자에 대한 보호가 주주들보다 우선돼 왔는데 이번에는 주주 가치를 일부 보전했음에도 채권 가치를 우선 소멸시키고 있어 채권 투자자들에겐 커다란 충격일 것"이라며 "20일 아시아 은행의 AT1 가격이 급락했으며 AT1 보유 물량이 많은 일부 은행주들이 폭락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지난해 관례적으로 행사해 온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행사가 국내 채권시장에 충격을 준 것과 유사한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글로벌 회사채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말 새 정부 당국과 중앙은행이 빠르게 UBS의 CS 인수를 주도하며 급한 불을 끄는 과정에 발행한 AT1 상각 사태에 회사채 시장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우려했다.

이에 유럽중앙은행(ECB), 유럽은행관리국(EBA), 유럽 단일정리위원회(SRB) 등 규제당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채권에 앞서 주식 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것"이라며 "이는 과거부터 일관되게 적용됐으며 앞으로도 적용될 것"이라고 개입했다. BOE 역시 "AT1 채권 보유자들은 파산 시 (정해진) 청산 순위에 따라 손실에 노출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전했다.

다만 시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호주 금융기관 배런조이의 은행 분석가 조나단 모트는 "글로벌 규제당국이 빠른 속도로 행동하고 있지만 이것은 '두더지 잡기' 게임인 것 같다"며 "마지막 글로벌 금융위기가 18개월 동안 지속됐지만 오늘의 위기는 불과 10일 전"이라고 지적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 역시 "유럽 신종자본증권 시장, 미국 중소형은행의 예금 인출 등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진솔기자 real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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