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증권은 4일 테슬라의 주가 급락 배경으로 가격 인하 대비 수요 증가 효과를 꼽았다. 역대 최다 분기 판매량이라지만, 차값을 낮춘 결과이며 목표 판매량에도 5만대 가까이 부족한 탓이다.
정나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분기 차량 판매량은 42만2875대로 일론 머스크의 판매량 목표치로 계산한 예상치(47.1만대)와 팩트셋(FactSet) 컨센서스(43만대)를 각각 10.3%, 1.7% 하회했다"고 밝혔다. 팩트셋은 투자 전문가들에게 금융 정보 및 분석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정 연구원은 "테슬라의 판매량 성장률(+36%)은 실적 성장세 둔화가 우려되는 수준으로 판단한다"며 "지난해 말 대비 모델별 차량 가격은 8.5~20.9% 인하됐으나, 1분기 판매량 성장률이 과거 4년(36~87%) 중 가장 낮았던 2020년과 같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욱이 생산 차질 이슈가 2020년 성장률을 제한한 것과 달리 지난 1분기는 수요 부진이 성장률을 저하시켰다"며 "기존 재고가 남아 있었고 생산량(44.1만대)도 판매량을 상회하며 공급 측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자료:현대차증권, 테슬라, 팩트셋 |
성장성뿐 아니라 목표치 달성을 위한 가격 인하 가능성에 수익성 악화 우려도 흐른다. 일론 머스크는 올해 연간 판매량 목표치로 200만대를 제시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성장률은 52%다.
정 연구원은 "1분기 성장률이 목표치를 하회한 만큼 2~3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차량 가격을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테슬라가 차량 가격을 추가 인하할 경우 매출 및 순이익 전망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반도체, 2차전지 관련 미국의 인플레이션방지법(IRA)도 테슬라에 악재다. 그는 "IRA 상 배터리 전체 부품가치 중 50% 이상이 북미에서 생산 또는 조립된 경우에만 전기차 구매 고객에게 보조금이 지급되는 점도 테슬라 수요 또는 수익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솔 기자 real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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