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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사 승강기 제조사들 뭉친다…중고속 모델 국산화 개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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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4-13 07:38:58   폰트크기 변경      

17인승·최대 초속 2.5m 구현
LH·SH 등 발주처 의견 반영
"5000억시장 경쟁력 확보 급선무"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 구상한 전략모델 개발 개념도. /사진: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제공

[대한경제=김진후 기자] 중소 승강기 제조사들이 합심해 분속 150m의 중고속 승강기 모델 개발에 착수한다. 최신 제품에 버금가는 자체 기술을 배양하고, 수요처 조건을 충족하는 우수ㆍ국산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개발된 제품은 중소사끼리 도면을 공유해 자산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사장 손영선)은 승강기 R&D 기술자문위원회를 통해 중소기업에 특화된 17인승, 최대 초속 2.5m의 승강기를 구현하기 위한 특화 기술개발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일 열린 2차 위원회에는 주요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의 위원이 참석해 소음·진동 발생 최소화와 디자인 품질 개선을 건의했다.

개발이 필요한 핵심 부품은 중고속형 권상기와 통합형 제어반이다. 다수가 해외 제품 및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권상기는 자체 기술을 고도화해 전량 국산화한다는 방침이다.

통합형 제어반은 대형사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자동구출운전(ARD) 제어회로와 원격유지관리 등의 기능을 반영한다. 회생전력장치도 도입해 승강기 운전의 전력 효율도 증대한다. 발주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방음ㆍ방진 특화 롤러 등도 개발한다.

단순히 제품개발, 도면설계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촘촘한 공급망 구상도 마쳤다. 테스트타워를 통해 완성검사와 주행성능 실증을 진행한다. 승강기대학교는 구조해석과 안전성을 검토하고, 한국승강기학회는 신규 디지털 관리시스템의 기술적 융합을 검증한다. 기술개발을 완료하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단체표준인증’을 취득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조합 회원사 및 중소 기업사에 기술을 공유해 개별기업의 기술능력은 물론 경제자립도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조합은 이번 제품 출시로 현재 3750억원 수준인 중소 승강기 시장이 2030년 5000억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추산한다. 내년 제품을 출시해 연간 200억원, 6년간 1200억원의 매출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중소사들이 다 같이 사업에 뛰어든 배경에는 점차 축소하는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한다. 한때 18%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중소 승강기 시장은 최근 15% 이하로 축소됐다. 갈수록 건물들이 고층화·밀집화하면서 중저속 이상의 승강기를 설치하려는 수요가 증가했고, 기업들의 경쟁력도 약화한 것이 요인이다. 여기에 공공 건축물 내 일정 조건(분속 105m 이하)에서는 중소 기업사 제품 사용을 의무화한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품목’을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승강기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매력적인 제품을 내놓고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성과공유형 공통기술 개발사업’의 하나로 추진 중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한 30대 조합에 승강기가 포함되면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사업기간은 작년 9월부터 내년 8월 말까지, 사업비는 총 11억원이다.

김진후 기자 jh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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