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량 상부 가속도 센서만 설치
차량통제 필요없어 시간 절약
인천시설공단 호수1교 등 적용
안전진단업체 디오티가 교량의 처짐 정도를 측정하고 있는 모습./ 사진 : 디오티 제공 |
[대한경제=박병탁 기자] 가속도계로 교량의 상시진동 데이터를 측정해 단위하중처짐을 산출하는 안전진단 기술이 개발됐다.
17일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안전진단 전문업체 디오티(대표 문대중)의 ‘상시진동을 이용한 시공간분할기법 기반 교량 동특성 및 처짐 산정 기술’이 건설신기술 제960호로 지정됐다.
한국건설방재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신기술은 일상적인 차량 통행 과정에서 내하력(처짐)을 측정해 재하실험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재하실험은 차량을 통제하고 설계하중을 실은 차량(덤프트럭)을 이동시켜 센서로 처짐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신기술은 1t당 교량의 처짐 정도(단위하중처짐)를 산출, 특정무게의 차량이 지나갈 때 교량의 처짐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량의 처짐은 외부하중에 의한 변형률과 처짐 및 가속도 등을 측정해 평가한다. 선형 가변 변위 변환기(LVDT), 링게이지 등은 측정 정확도가 높지만, 센서 고정 부재나 지면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공간적 제약과 설치작업에 적잖은 시간ㆍ비용이 소요된다. 또 가속도나 변형률을 사용하는 방식은 공간 제약이 없어 설치가 간편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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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은 교량의 진동을 측정해 공간변수인 모드형상(물체 고유의 진동형태)과 시간변수인 고유진동수를 추출해 처짐 정도를 계산한다. 차량이 지나가면 여러 형태의 진동이 발생하는데, 이를 1‧2‧3차 고유진동수와 모드형상으로 분리해 분석의 정확도를 높인 것이 핵심이다. 디오티 관계자는 “1차 고유진동수가 지배적인 거동이지만, 이후 차수를 세분화하면 보다 정확한 분석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센서 수가 많으면 모드형상과 고유진동수 데이터도 늘어나기 때문에 연산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신기술은 이를 분리해 분석하는 ‘시공간분할기법’을 적용했다. 공간변수인 모드형상을 우선 추출하고 그에 상응하는 시간변수인 고유진동수를 추출하는 기법으로 동시에 추출하는 방식 대비 계산량을 줄일 수 있다.
신기술은 재하실험을 하지 않고 상시로 교량의 처짐 측정이 가능하다. 규모가 작은 교량은 큰 손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시간과 비용 부담 등으로 재하실험을 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신기술은 차량의 통제 없이 상시 진동을 통해 교량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어 특수교량뿐만 아니라 소규모 교량에도 활용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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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중 디오티 대표. / 사진 : 디오티 제공 |
이외에도 교량 상부에 가속도 센서만 설치하기 때문에 처짐계를 설치하는 기존방식과 비교해 설치작업 시간과 비용이 절감된다.
신기술은 인천시설공단 호수1교와 서울 신월IC외 4개소, 광주광역시 지야대교 등에 적용됐다.
문대중 디오티 대표는 “신기술은 교량에 일반차량이 다니는 상황에서 손쉽게 단위하중처짐을 산출하고, 어느 정도의 하중이 작용하면 불안한지를 예측할 수 있다”며, “국내 교량들이 노후화되는 상황에서 신기술을 적용한다면 직접 현장에 가지 않고도 사무실에서 상시로 교량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병탁 기자 p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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