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건설사고 현장마다 공학전문기관 뜬다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3-05-16 05:00:16   폰트크기 변경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 이후 적극적
건설사고 현장찾아 대응체계 구축
제도 개선 등 ‘앞장’…전문성 발휘
건축구조기술사회ㆍ기술사회 등 참여
건설기술인협, 권익확보 포럼 출범



최근 건설사고 현장을 찾는 공학전문가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29일 사고가 난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현장./연합

[대한경제=김태형 기자] 지난 4월 29일 밤 11시30분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현장에는 국토안전관리원을 비롯해 기술사회, 건축구조기술사회, 건축시공기술사협회 등이 급파한 전문가들이 잇달아 현장을 찾았다. 앞서 같은달 5일 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시 정자교 보행로 붕괴사고 현장에도 교량 및 구조공학회 회원을 포함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요즘 건설사고 현장마다 공학 전문가들이 넘쳐난다.

국토교통부 산하 안전전문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은 사고현장을 먼저 찾아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일을 수행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이에 비해 기술사회 등 공학전문기관들은 관련 이슈라 하더라도 현장을 직접 찾거나 사후 보고서를 내는 일에 소극적이었다. 관련 협회ㆍ학회의 본업이 아닌데다, 사전 예고도 없이 불특정 시간대에 발생하는 주요 사고현장에 파견할 전문가를 배정하는 일이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를 계기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파트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작업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초유의 사고였다. 당시 사고는 설계 공법 무단 변경과 동바리(지지대) 철거, 콘크리트 품질 관리 미흡 등 총체적 안전 부실이 낳은 인재(人災)로 밝혀졌다.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은 사고 동을 포함해 해당 아파트 2개단지, 8개동 847가구를 모두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 건설업계도 안전시스템을 되돌아보고 무너진 신뢰회복에 안간힘을 쓰는 계기가 됐다.

당시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를 최일선에서 수습한 곳은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다. 국내 건축구조 분야 최고 전문기관으로, 사고 후 약 10개월간 진행된 현산의 신축ㆍ기축 아파트 단지 79개 단지 690개동에 대한 긴급ㆍ특별안전점검에 건축구조기술사 129명, 기술자 774명을 투입했다.

39층 초고층 빌딩 철거라는 고난도 프로젝트를 LERA, 코리아카코 등과 공동수행하는 곳도 건축구조기술사회다. LERA는 9ㆍ11 테러로 무너진 월드트레이드센터 재시공 때 구조설계를 맡은 세계적인 회사다.

GS건설이 검단 아파트 사고를 계기로 진행키로 한 전국 83개 아파트 공사현장에 대한 정밀안전점검도 건축구조기술사회가 맡는다.

고창우 건축구조기술사회장은 “건축구조기술사들이 가장 바쁜 시즌이지만 국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만큼 회원사들이 흔쾌히 협조해줘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한국기술사회도 자체 안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검단 아파트 사고를 비롯한 주요 사고에 대한 대응체계를 갖췄다. 장덕배 기술사회장은 “주요 사고원인을 추정하고 향후 개선돼야 할 권고사항을 제시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국건설기술인협회도 ‘기술인 권익찾기’에 힘쓰고 있다. 건설기술인협회 주도로 15일 출범한 ‘E&E포럼(Engineering & Engineers Forum)’이 대표적이다. 건설기술인협회를 비롯해 대한건축사협회, 한국건설엔지니어링협회, 한국엔지니어링협회 등 4개사가 참여하는 포럼은 건전한 건설엔지니어링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개선이 1차 목표지만, 궁극적으로는 건설기술인의 위상ㆍ가치 제고, 이미지 개선이 최종 목적지다.

김호경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 부회장은 “공학전문기관들이 주요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이름값을 해야 기술이 존중받고 건설업계의 권위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형 기자 kt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김태형 기자
kth@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