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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무서워요” 거절해도 따라오는 안심귀가스카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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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5-25 16:35:44   폰트크기 변경      

시민 안전귀가 위한 스카우트

열정 앞서는 일부 대원들 거절해도 따라와

개인정보 묻기도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 활동 예시 사진. /사진: 서울시 제공


[대한경제=서용원 기자]“혼자 간다고 했는데도 따라붙어서 개인정보를 물어보고, 집앞까지 동행했어요.”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21ㆍ여)씨는 최근 무서운 경험을 했다며 25일 이 같이 말했다.

서울시가 늦은 시간 혼자 귀가하는 시민 안전을 지키고자 운영하는 ‘안심귀가스카우트’가 뜻밖의 시민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열정이 앞서는 일부 대원들이 거절 의사를 밝힌 시민과도 동행하는 일이 발생하면서다.


동행하는 과정에서 친근감을 조성하고자 개인정보 등을 묻는 것도 문제가 됐다.


이씨는 “오후 10시쯤에 골목을 지나고 있는데, 엄마뻘 되는 여성 두 명이 다가와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라고 했다”며 “거절의사를 밝혔는데도 계속 따라와 무서웠다”고 말했다.


당시 대원들은 ‘서울안심이’ 라는 문구가 적힌 노란색 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이들이 실제 대원인지, 사칭하는 범죄자인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그는 “결과적으로 안전하게 집까지 데려다 줬지만, 동행하는 동안 그분들이 직업, 나이, 이름 등을 물어봤다”며 “만약 대원을 사칭하는 범죄자였으면 꼼짝없이 개인정보와 집 주소를 공개한 셈”이라고 전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종종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네이버 블로거 A씨는 2020년 7월 1일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 ‘여성 안심귀가서비스, 뜻하지 않게 강제체험’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게시글에는 A씨가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저희 일입니다”라며 강제로 집 앞까지 동행한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들 사례가 담겼다.


A씨는 게시글을 통해 “극구 거부하는데도 오셔서 당황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나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또한 문제를 알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심귀가 서비스는 보통 안심이 앱 예약을 통해 진행되지만, 역 주변이나 버스정류장 주변에 있는 대원들이 혼자 귀가하는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동행 의사를 묻기도 한다”며 “일부 열정이 앞서는 대원분들이 사양하는 시민과 동행하는 일이 있어 교육을 통해 이 같은 일들 자제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정보를 묻는 것과 관련해서는 대원들이 서비스를 제공 후 엑셀 파일에 ‘김OO’과 같은 형식으로 대략적인 명단을 작성하기 때문에 물어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대원들은 노란색 조끼를 입고 구청에서 발급한 명찰을 차고 있으니, 이를 통해 진짜 대원인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심귀가스카우트는 오후 10시∼새벽1시 귀가하는 시민이 집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2인1조로 구성된 시민 대원들이 동행하는 서비스로, 서울시가 2013년 도입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3만5000건의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구청에서 서류와 면접을 통해 선발한 대원 334명이 서울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서용원 기자 a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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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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