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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7월 시멘트價 14% 추가 인상...건설업계 "더는 수용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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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5-31 07:07:30   폰트크기 변경      

쌍용C&E 7월 가격 인상 단행

유연탄값 1년새  70% 하락에도
"전기요금 인상 등 조정 불가피"
나머지 6개사 도미노 인상 전망

건자회 "단가 인하 요인 충분
건설사에 부담 전가 중단을"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작년 한 해 34%에 달하는 역대급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시멘트 업계가 7월 14% 추가 인상을 단행하기로 함에 따라 건설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시멘트 원가의 30%를 차지하는 유연탄 시세가 작년 최고가(t당 463달러) 대비 70%나 하락한 가운데서도 시멘트 업계가 가격 인상안을 들고 나오자, 건설업계는 시멘트 단가 협상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더는 중소 레미콘사들의 모임인 레미콘연합회에 가격 협상을 맡기지 않겠다는 것이다.

30일 국내 7개 시멘트 제조사 중 생산능력(연간 1010만t 생산) 1위를 자랑하는 쌍용C&E는 오는 7월부터 1종 벌크 시멘트 가격을 t당 14.1% 인상(10만4800원 → 11만9600원)하는 내용의 공문을 수요업계에 발송했다.

쌍용C&E는 공문에서 “내수 수요 증가와 더불어 유연탄 가격의 안정세로 올해에는 회사 경영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부득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배경에 대해 쌍용C&E는 △전기요금 인상 △환율 부담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시설개선 투자 등 세 가지 요인을 꼽았다.

쌍용C&E는 “호주 뉴캐슬 유연탄의 도입 원가가 작년 1~8월 t당 344.7달러에서 작년 10월~올해 4월 평균 296.1달러까지 하락했지만, 평균 환율이 상승해 가격 하락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며, “또 시멘트 제조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전력요금의 상반기까지 누적 인상률이 44%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탄소중립정책에 따른 탄소 저감과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질소산화물 등 유해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대규모 생산설비의 개조·개선 투자를 진행한 것도 원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업계 맏형인 쌍용C&E가 가격 인상 카드를 먼저 꺼내든 만큼, 나머지 6개사도 조만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시멘트 가격은 t당 12만원을 넘어서게 된다. 한 대형 시멘트사 임원은 “다른 업체들도 1∼2주 내 도미노 인상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일부에서는 쌍용C&E의 인상폭이 적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언급했다.

한편, 건설업계는 이번만큼은 시멘트 가격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나아가 앞으로 시멘트사들과 직접 가격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지난 20여년간 시멘트사와 중소 레미콘사들의 모임인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간에 진행된 가격 협상 체제를 신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현재 시멘트 가격에서 유연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3만원 정도인데, 5월 기준 유연탄 가격이 급락하며 최소 1만5000원의 인하 요인이 발생했고, 환율도 작년 2차 인상요구 시점(7∼9월) 대비 하락해 시멘트의 인상 근거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반박한 뒤, “건설업계는 7개 시멘트사에 하반기 단가 인하를 요구할 예정이며, 시멘트사가 주장하는 전기요금의 원가 20% 점유 근거자료 제출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자회 소속이 아닌 현대건설ㆍ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도 격앙된 모습이다. 대형 건설사 임원은 “시멘트사와 레미콘연합회 간에 가격 협상을 체결해 건설사로 떠넘기는 구조를 더는 수용할 수 없다. 최종 가격 부담자인 건설사가 직접 협상 전면에 나설 것”이라며,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도 레미콘 수요자인 만큼 협상 중재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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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jh606@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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