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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국제중재…“시간·비용 절약하는 ‘신속절차’ 활용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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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6-11 16:04:41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홍샛별 기자]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해외 프로젝트 분쟁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중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속절차 제도의 경우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분쟁을 해결할 수 있어, 건설사들의 신청 건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9일 해외건설협회는 서울 중구 해건협 교육센터에서 싱가포르국제중재센터(SIAC)와 함께 ‘국제중재 실무 세미나’를 열었다.

해외 분쟁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SIAC를 통한 중재를 신청하는 국내 업체 건수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2021년 SIAC에 접수된 우리나라 업체들의 분쟁 규모는 1억4134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억819만달러로 5배나 급증했다.

특히 건설사의 해외 분쟁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SIAC에 접수된 국내 업체의 분쟁 가운데 43%는 건설·인프라·설계 부문이 차지했다.

신재명 SIAC 서울 동북아시아사무소 전략기획 매니저는 “건설 프로젝트의 경우 분쟁이 발생해 국제중재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국제중재 소요 기간은 평균 1년 남짓으로,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손해금이 크기 때문에 빠른 해결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SIAC의 국제중재 절차 가운데 눈에 띄는 중재 제도는 신속절차(Expedited Procedure)와 긴급중재(Emergency Arbitration), 조기기각(Early Dismissal)이다. 국제중재의 장점인 효율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제도다.

신속절차는 일정 요건이 충족되는 사건에 대하여 보다 적은 시간과 비용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중재기관들이 마련하고 있는 절차다. △분쟁 규모 600만싱가포르달러 이하 △당사자 간 합의 △특별히 긴급한 경우 등 3가지 중 하나를 충족하면 신청 가능하다. 신속절차가 진행되면 중재판정부가 구성된 후 6개월 이내에 최종 중재판정이 나와야 한다. 올해 5월 기준 총 835건의 신속절차 신청이 접수됐으며, 그 중 483건이 신속절차를 이용하게 됐다.

긴급조정의 경우, 분쟁으로 인해 현저한 손해를 입을 만큼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빠른 기간 안에 중재판정문과 동일하게 효력을 내려주거나 명령을 통해 판정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A를 활용하면 명령일 경우에는 평균 2.5일, 판정문일 경우에는 8.5일로 소요 기간이 매우 짧다.

청구나 방어를 조기에 기각할 수 있는 조기기각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당사자들 사이에 효율적인 분쟁해결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속절차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다. 지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우리나라 업체가 SIAC에 활용한 신속절차 건수는 55건이며, 긴급중재와 조기기각은 각각 7건, 2건이다.

신 매니저는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릴 사람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중재와 소송 간 큰 차이”라면서 “재판은 일반에 공개되지만 중재는 비밀이 유지되기 때문에, 분쟁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타격이 우려될 경우 중재를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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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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