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박흥순 기자]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직급을 신설하고 콘텐츠 공급노선을 다양화하는 등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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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는 이달 초 기업의 재무라인을 재편하면서 CFO 직급을 신설하고 최용석 전 카카오 성장지원실장을 선임했다. 카카오엔터는 그동안 경영지원총괄이 재무관리를 담당했는데 이를 떼어내 CFO에게 넘기면서 경영을 세분화하고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카카오엔터는 10년차 이상 직원과 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이직과 전직 지원에 나섰다. 카카오엔터는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이달 25일까지 ‘넥스트 챕터’라는 이름의 이직·전직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직군과 무관하게 경력 10년 이상 정규직 또는 팀장급 이상의 직책을 대상으로 근속 연수에 따라 최대 15개월치의 기본급과 이직 및 전직 지원금 500만원을 제공한다. 퇴직금은 별도로 지급하며 재직기간이 만 1년 미만인 직원은 신청할 수 없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이나 희망퇴직이 아닌 인력 선순환 차원”이라고 강조하면서 “조직에 변화를 시도하는 동시에 저연차 직원에 새로운 업무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고 직원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카카오엔터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대대적인 조직구조 개편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8647억원으로 전년 대비 50% 증가했으나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카카오엔터는 조직구조 개편에 그치지 않고 카카오TV와 콘텐츠 계약을 종료하고 독점 공급하던 콘텐츠를 다변화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카카오TV의 성장이 더딘 상황에서 꾸준하게 상승하는 콘텐츠 제작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프로그램 제작비는 5조6098억원으로 2021년 대비 3661억원(7.0%) 증가했다.
카카오엔터는 2021년부터 카카오TV외에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SBS 등 지상파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카카오엔터는 적자 탈피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 투자청으로부터 유치한 투자금 1조2000억원으로 콘텐츠역량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흥순 기자 soo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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