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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받은 해외건설 공사비 ‘4조’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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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6-20 07:46:00   폰트크기 변경      
3년 새 22% 증가…해외수주 증가와 맞물려 확대

[대한경제=홍샛별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가 해외 발주처로부터 받지 못한 공사대금이 4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미청구공사 금액 역시 동반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잠재적 부실을 막기 위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대형 6개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건설 미청구공사와 미수금(이하 미청구공사) 규모는 총 4조23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년 전(3조4760억원)과 비교해 22%(7600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미청구공사란 건설사가 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이다. 발주처로부터 공정률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수주금액을 초과한 실제 공사비를 받지 못했을 경우 발생한다.

미청구공사 금액이 쌓이게 되면 손실로 반영될 가능성이 커 잠재적인 리스크로 분류한다.

해외 미청구공사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건설이다. 1분기 현대건설의 미청구공사 금액은 2조1030억원으로, 3년 전(9250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수년간 공격적으로 수주에 나서면서 일부 사업장의 미청구공사액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대표적으로, 미청구공사액만 5100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폴란드 석유화학 프로젝트(2760억원) △카타르 루사일 플라자 타워(2110억원) △알제리 우마쉐 1300㎿ 복합화력발전소(1220억원) △베트남 꽝짝1 1400㎿ 화력발전소(1440억원) 등이 미청구공사 규모가 큰 해외 사업장으로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의 해외 미청구공사 금액도 지난 2020년 1분기 3390억원에서 올 1분기 695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의 APOC PDH&UTOS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액이 1390억원이며, 이 밖에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1530억원) △오만 두쿰 정유 프로젝트(550억원) 등이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해외수주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미청구공사가 정비례해 늘어난다”면서 “계약방식에 따라 수익인식 시점이 도래하지 않을 경우 일시적으로 미청구공사가 커질 수 있는데, 내부적으로는 아직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GS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3년 동안 대폭 감소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1조원에 육박했던 미청구공사액은 올해 1분기 5120억원으로 반감했다. 해외 도급사업 참여를 줄인 영향이다.

대우건설의 미청구공사액도 7490억원에서 5190억원으로 줄었고 DL이앤씨도 1980억원에서 1290억원으로 감소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를 거치며 원자재 가격 상승을 동반한 공사비 증액, 인력 및 자재 조달 어려움으로 인한 공기 지연, 발주처의 재정 여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면서 “미청구공사 자체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준공 시점이 임박한 프로젝트 중 ‘악성 프로젝트’를 가려내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성은 크다”고 평가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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