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가 16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한국공학한림원 |
[대한경제=홍샛별 기자] 글로벌 재건시장에 진출할 때 ‘단발성(프로젝트)’이 아닌 ‘지속가능성(비즈니스)’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6.25 전쟁 이후 재건 및 신도시 개발 경험을 적극적으로 세일즈하고, 원팀코리아를 넘어서 다국적연합팀이나 이종 산업과의 연계 진출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6일 한국공학한림원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35회 미래국토포럼을 개최하고 ‘재난으로부터 더 안전한 인류의 삶과 국토를 위한 정책 및 전략’이라는 주제로 우크라이나ㆍ튀르키예 재건시장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
이복남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교수는 “단일 프로젝트와 도급사업은 ‘점’에 불과한데, 도시·인프라 그리고 국토 차원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선’과 ‘면’의 관점이 필요하다”며 “재건시장을 한국건설의 생태계를 혁신할 수 있는 비즈니스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건설사의 강점으로는 △6.25 전쟁 후 재건 △세종시를 비롯한 신도시 개발 경험 △인프라 구축 실적 △최장대교ㆍ초고층건물 등 고난도 시공 기술력 등이 꼽힌다. 단기적으로는 EPC(설계ㆍ조달ㆍ시공)에 집중하되, 원팀코리아에만 얽매이지 않고 다국적연합으로 협력하는 방안이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재건사업 초반에는 도급을 기반으로 한 금융패키지 지원이 필요하고, 이후에는 투자개발형(PPP) 사업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면서 “원팀코리아만 주장할 게 아니라, 일본 종합상사 등 다른 나라와의 협업도 시나리오에 포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패널 토론자로 참석한 이강훈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사장도 “당장은 무상원조를 중심으로 학교와 병원, 주택 건축 사업이 우선 추진될 것”이라며 “향후 에너지와 물류, 교통 사업이 PPP로 발주될 예정이며, 정부 차원에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와의 긴밀한 협력 채널도 넓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초반에는 긴급복구가 향후 성능개선 사업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사전작업착수지시서(ATP) 형태로 시작, 본계약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건설중장비와 자재공급망(SCM) 거점을 구축하는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튀르키예와 우크라이나 2개 국가에 접근이 가능한 지역(마리우풀 혹은 미클라이프)을 지정하고, 거점 항만 배후단지에 해외 제작공장 플랫폼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패널 토론자인 이병수 삼성물산 건설부문 부사장은 다른 산업과의 협력을 통한 원팀코리아 구상안을 내놨다. 이 부사장은 “건설사 간 협력보다는 상사를 비롯해 제조업체 등 타산업과 협력하는 게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접근법”이라며 “건물이나 인프라를 건설하는 최종 상품(End Product)에 천착하기보다는 건자재 생산이나 장비대여 시설 등 공급망을 활용하는 것도 진출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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