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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주로 칼럼] 반도체 '원 팀', 어디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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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6-23 04:00:16   폰트크기 변경      

All for one! One for all! (모두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모두를 위해!)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삼총사'에서 나오는 말이다. 이 소설은 총사가 되기 위해 파리로 온 하급 귀족 달타냥이 총사 아토스, 아라미스, 포르토스를 만나 벌이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이들이 하나로 결속하는 외침은 여러 분야에 회자된다. 이른바 '원 팀'이다.

소설 속 외침으로 지나갈 수  있지만 우리 반도체 산업을 생각하면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말로 들린다. 정부, 관련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이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은 누구도 얘기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답답한 모양새다.


반면 반도체 산업이 각 국가의 안보와 직결되면서 강대국들은 어느 때보다 국력을 하나로 모으고 있다.


삼성, SK 등 우리 반도체 기업에 도움을 청하는 미국은 다른 한 쪽으로는 잃어버린 반도체 산업의 시간을 되돌리기 위해 전력질주 하고 있다. 최근 미국 정부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을 이끌어갈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지원법에 따라 설립되는 NSTC는 민관협력으로 힘을 모으고 있다. 527억 달러(67조8776억원)에 달하는 반도체 지원법 가운데 약 110억 달러(14조1680억원)가 향후 반도체 연구 개발 등에 사용된다. 

유럽연합(EU)도 뒤늦게 반도체 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EU 집행위원회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생산 가운데 EU의 비중을 기존 9%에서 2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EU '반도체법'을 발의했다. 이어 유럽 내 반도체 공급망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반도체 연구프로젝트에 공공자금 80억유로(11조2000억원) 지원을 승인했다. 민간도 힘을 보태 137억 유로를 더해 총 지원 규모는 약 220억유로(30조7000억원)가 된다.


우리 정부도 300조원이 투입되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대대적으로 발표하며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클러스터의 핵심인 인프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 팀'의 부재다.


경기도는 클러스터 성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지만 인프라 구축 권한은 정부에 있어 역할이 제한적이다. 정부 내에서도 공업용수 수급 문제는 환경부, 전력 수급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권한을 갖고 있어 힘을 모으기보다 나뉘어 있는 상황이다.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인프라 준비부터 철저해야 한다. 규모를 보더라도 하루 65만t(톤)의 공업용수는 국내 산업단지 전체를 놓고 봐도 최대 수준이다. 전력도 일 최대 전력 사용량 7GW는 국내 모든 발전소 총발전 용량인 약 138GW의 5%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2027년 준공을 목표로 공사 중인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하루 26만 5000t의 공업용수를 확보하는 방안을 두고 기업과 지자체가 갈등을 빚다가 1년6개월 가량을 지체한 바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 시간은 곧 경쟁력이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간 이른바 삼총사와 같은 '원 팀'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노태영 기자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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