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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일도 시멘트값 인상...건설업계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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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07-24 06:00:19   폰트크기 변경      

쌍용·성신 이어 9월부터 13.7%↑
나머지 3개사도 곧 인상 합류 유력
t당 12만원 근접, 추가인상 요인도
수요업계 반발...국토부 27일 간담회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쌍용C&E와 성신양회의 14% 가격 인상 이후 눈치를 보던 나머지 5개 시멘트사들이 결국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던 한일ㆍ한일현대시멘트가 오는 9월 출하분부터 12.8% 인상을 단행하며 스타트를 끊었다. 아세아ㆍ한라와 삼표시멘트도 조만간 수요업계에 가격 인상 방침을 전달할 것이 유력시된다.

23일 한일ㆍ한일현대시멘트는 9월 출하분부터 t당 1만3400원을 인상(10만5000원→11만8400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번주 중 수요업계에 가격인상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인상폭은 12.8%. 쌍용C&E와 성신양회보다는 다소 낮지만 최종 판매가격은 엇비슷하다.

앞서 국내 7개 시멘트사 중 가장 먼저 가격 인상 방침을 확정한 쌍용C&E는 14.1%(t당 10만4800원→11만9600원), 이어 성신양회는 14.2%(t당 10만5000원→12만원) 인상을 발표한 바 있다. 두 회사의 가격 인상 적용 시점은 7월 출하분부터다.

이번 한일ㆍ한일현대시멘트가 가격 인상을 발표함에 따라, 올 하반기 시멘트 판매가격은 t당 12만원에 근접했다. 가격 인상을 확정한 4개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65%에 달하기 때문에 나머지 아세아ㆍ한라와 삼표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멘트사 임원은 “올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쌍용C&E와 성신양회가 인상 방침을 확정한 후, 나머지 5개사도 부랴부랴 시멘트 사업 부문만 별도로 분리해 영업이익을 계산했다. 그 결과 가격 인상 없이는 하반기 적자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란 전망치가 도출됐다”며, “1분기 가장 실적이 좋았던 한일ㆍ한일현대도 레미탈ㆍ레미콘에서 영업이익이 많이 났던 것이지, 시멘트 사업부문만 따졌을 때는 흑자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환경설비 개선작업 등으로 인해 시멘트 사업 부문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내년에도 추가 가격 인상의 요인이 있다는 이야기다.

시멘트 업계는 환경부 기준에 맞춰 2027년까지 질소산화물 방지시설(SCR)을 설치해야 한다. 클링커(시멘트 반제품)를 생산하는 소성로(킬른)에 장착되는 SCR은 1기 설치마다 기본 200억∼300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킬른이 크고, 설치 공간이 협소한 시멘트 공장에서는 SCR 설치 난이도가 높아 시공 비용이 최대 700억원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나아가 국내 시멘트 업계가 가동하는 총 35기 킬른에 SCR 설비를 모두 설치한다면 어림잡아 1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SCR의 핵심 부품 대부분이 수입산이어서 유지관리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멘트 업계 내에서는 점진적인 인상을 통해 t당 13만∼14만원까지 시멘트 가격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건설업계가 미리 대비하지 못한다면 자칫 심각한 실행률 적자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레미콘ㆍ건설 등 수요업계는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에 SOS를 보냈다.

국토부는 오는 27일 시멘트 공급ㆍ수요업계와 3번째 간담회를 개최한다. 간담회에는 국토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산업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쌍용C&E, 성신양회, 한국레미콘공업협회, 대한건설협회, 대형 건설사 담당자들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는 “국토부가 간담회에 공정위 참석을 요청한 것만 봐도 과점 시장에 보내는 경고의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시멘트 업계가 타당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지난 50년간 상생관계를 구축해 온 최종 수요자인 건설업계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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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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