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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울산지부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
[대한경제=이계풍 기자] 올 하반기 흑자전환 기대감을 키우는 조선업계가 ‘노조’라는 복병을 만났다.
올해 임금단체 및 협상(임단협)에서 임금 인상률을 두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파업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 노사가 이날 올해 임금협상 19차 교섭을 진행하는 가운데 합의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교섭은 여름휴가 전 사실상 마지막 노사 간 만남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노조의 파업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HD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 18차 교섭에서 협상이 결렬된 후 사측이 여름휴가 전 요구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집단 파업을 강행하겠다며 사측을 압박했다.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등 HD한국조선해양 조선 3사는 지난 5월부터 임단협에 돌입했다.
노조는 업황 개선 등을 이유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등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이의 절반 수준인 9만원 인상과 성과급, 격려금 지급 등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올해 임단협에 나선 한화오션 노사도 임금인상률을 놓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한화오션 노조는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을 포함해 근속수당 일괄 1만원 인상, 정년 1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기본급 8만8000원 인상 등을 제시했다.
업계는 노조의 향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종 조선업 지표가 회복을 나타내는 상황에서 노조 파업이 자칫 실적 개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에서다.
시장에서는 올 2분기 조선업계가 흑자전환을 이뤄낼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전 세계 발주량이 급감한 상황에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친환경ㆍ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이 먹혀들며 3년치 수주 잔고를 꽉 채웠을 정도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242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380억원으로 나타났다. 한화오션은 올 2분기까지 적자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할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파업이 진행된다면 건조 지연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해질 것”이라며 “지금은 노사가 한 발씩 물러선 후 조선업 호황에 맞는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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